[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이 정책 혁신을 위해 마련한 '정책 비전과 의제 토론회'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경제분야로 한정된 이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민주당의 경제정책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통해 민주당이 도모해야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홍장표 부경대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진보 정치는 비록 패했지만 '진보적 정책노선은 승리했다"고 평하며 "이는 극심한 사회경제적 양극화로 경제민주화와 복지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은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확립 등의 '형식적 경제민주화'에 치중해 경제민주화가 재벌개혁으로 쟁점이 축소됐다"며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문제와 직결된 '실질적 경제민주화'는 쟁점으로 부각되지 못해 50대 이상의 선택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양극화 해소와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는 실질적 경제민주화로 심화시켜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재벌개혁에 대해선 "'소유지배구조 개혁' 위주에서 서민경제와 중소기업 경영을 위협하는 '경제력 집중 억제'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새누리당의 좌클릭으로 진보 진영에 큰 어려움일 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겪으며 보수진영은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의제를 자신의 것으로 전유했다"며 "이를 단순히 박근혜 정부가 진보적 의제를 '선수치고, 베끼고, 물타기'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 진영은 이미 결코 되돌아 갈 수 없는 질적 변화의 선을 넘어섰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박근혜 정부의 공약에 대해 '실패할 것', '짝퉁'이라고 말하는 것은 자기기만적 해석에 불과하며, 오히려 진보진영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초래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진보진영의 새로운 의제 설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경제질서의 대전환과 이에 따른 경제적 불안정성을 전제로 할 때, (홍 교수가 제시한) 실질적 민주화 등에 대한 구체적 답을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며 "진보적 대안이 지속불가능한, 근본적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목표와 수단의 우선순위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단기적으로 보수 정부와 국회의 원내 2당이라는 현실 속에서 민주당이 추구할 현실적 목표를, 중기적으로는 오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과정에서 제기할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민주당이 20~30년 후에 실현하고자 하는 진보적 가치에 대한 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이날 경제분야를 시작으로 다음달 초까지 ▲사회분야 ▲정치분야 ▲통일·안보분야에 대한 '정책비전과 의제' 토론회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