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직접 개발한 최초의 태블릿 PC '서피스(Surface)'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지 무려 7개월만이라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현재 애플과 구글 등 기존 강자들의 신제품이 부재한 상황이라 일부 성공 가능성도 점쳐진다. 타이밍에 있어 실기하지 않았다면 흥행 가능성이 좀 더 높았을 것이란 아쉬움도 남는다.
한국MS는 21일 서울 청담동 '클럽 앤써'에서 서피스 국내 발표회를 열고, 서피스 프로, 서피스 RT 제품을 공개했다. 내달 10일까지 예약주문을 받은 뒤 11일부터 하이마트 등 대형 유통점을 통해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윈도8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서피스는 PC와 태블릿의 장점이 합쳐진 제품으로, 기존 태블릿의 기능상 한계와 사용상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기존 태블릿의 경우 USB포트, 메모리카드 슬롯, 비디오 아웃 포트를 지원하지 않아 디바이스의 확장성에 제약이 있었다.
서피스는 ARM 기반의 엔비디아 모바일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윈도RT' 버전의 서피스RT와 인텔 코어i5(아이비브리지)를 탑재한 '윈도8 프로'(서피스프로) 버전으로 나뉘어 출시된다. 서피스RT는 32기가 모델이 64만원, 64기가 모델이 74만원에 판매될 계획이다. 서피스 프로는 64기가 모델이 110만원, 128기가 모델이 122만원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직접 개발·생산한 태블릿PC '서피스프로'(왼쪽)와 '서피스RT'(사진제공=한국마이크로소프트)
MS는 서피스의 장점으로 ▲가볍고 내구성이 강한 베이퍼마그네슘(VaporMg) 케이스 ▲풀 사이즈 USB 및 Micro SD 등의 다양한 포트 지원 ▲디스플레이 커버 기능을 함께하는 탈부착형 키보드▲어디서나 태블릿을 세울 수 있도록 내장형으로 설계된 킥스탠드 등을 강조했다.
또 10.6인치 풀 HD 디스플레이(1920x1080)에 두께 13.5㎜, 무게 903g으로 나름의 휴대성을 갖추면서 8시간까지 지속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도 제공된다. USB 3.0을 지원하며 '서피스 펜'을 통해 메모와 그림 작업도 가능하다.
김현정 한국MS 마케팅 오퍼레이션즈 사업본부 상무는 "서피스는 최적의 윈도우 8 하드웨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 노력의 결실"이라며 "태블릿과 노트북의 장점이 완벽히 결합돼, 하나의 디바이스로 일과 여가 모두를 충족하고자 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일부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쓴 맛'을 본 서피스가 국내라고 별반 차이가 있겠냐는 것이다. 특히 조만간 차세대 서피스 모델이 출시될 것이란 루머가 시장에 퍼진 상황에서 굳이 구 모델을 살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있다.
게다가 서피스의 경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혀 새로운 제품으로 보기도 어렵다. 이미 일부 발빠른 소비자들은 해외 구매대행 서비스 등을 통해서 제품을 사용 중이다. 출시 시기를 놓치는 등 전략적 실패도 흥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현정 상무는 서피스의 국내 출시가 늦춰진 것과 관련해 "미국에서 첫 제품 출시 이후 세계적으로 출시국가를 확장하는 스케줄을 수립했는데 한국의 경우 통관, 심사 등으로 인해 다소 늦어졌다"고 말했다. 또 "오는 6월에 서피스 차세대 모델이 공개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관련 루머를 일축했다.
한편 기존의 윈도RT OS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아티브 시리즈가 유럽 등지에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김 상무는 "MS가 만든 제품이 삼성전자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MS가 직접 만든 만큼 윈도 OS의 강점을 더욱 잘 느끼게끔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S측은 또 모바일 운영체제로서 윈도 OS가 지닌 치명적 단점으로 지적돼 온 앱 스토어, 콘텐츠 수급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상무는 "타사의 앱 생태계가 대체로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구성돼 있는 반면 MS는 태블릿을 기준으로 만들어 왔다"며 "당장은 아쉬운 부분이 있겠지만 빠른 시간 내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