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엔저와 대북 리스크 등으로 국내외 경영환경이 매우 불안한 상황입니다. 이런 때에 경제민주화 입법은 기업 경쟁력을 크게 악화시킵니다. 법 재개정이 필요합니다."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들이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경제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무리하게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면서 기업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2일 전국상의 회장단 71명을 대상으로 최근 경제상황을 긴급 설문한 결과, 회장단의 95.6%가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고 전했다. 응답자의 70.2%는 'IMF 외환위기 수준이거나 그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올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상반기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과 '나빠질 것'이라는 답변이 각각 23.5%와 26.5%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전국 상의 회장단은 올 하반기 국내경제의 대외불안 요인으로 '엔저 현상의 지속'(58.2%)을 첫 손에 꼽았다. 이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경제 부진(20.9%),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 침체(11.9%)가 뒤를 이었다. 대내불안 요인으로는 수출부진(31.3%)과 부동산시장 침체(23.9%)가 꼽혔다.
또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정책'이 뭐냐고 묻자 응답자들의 대다수가 '노동규제 강화'(38.2%)와 '경제민주화 입법화'(38.2%)라고 답했다. 이어 '세금부담 가중', 환경규제 강화'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모두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정치권의 공세와 직접적으로 연관됐다.
현재 우리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에 대해서 회장단은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32.4%)와 '신성장 동력 부재'(30.9%)를 답했다. 국가경제 미래를 위해 정부가 가장 큰 역점을 두어야 할 정책으로는 '신성장 동력 육성'(48.5%), '기업 경쟁력 제고'(44.1%) 등이 제시됐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엔화 약세, 각종 경제·노동 관련 규제의 입법화로 기업 경영활동이 더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이 활력을 되찾아 투자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기업에 부담이 되는 규제를 최소화하고 엔저 대응을 위한 수출지원 정책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정부는 신성장 동력 육성과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