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할 때

입력 : 2013-05-22 오후 3:24:58
[뉴스토마토 김명은기자] 지난해 3월4일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은 사실상 시즌2에 해당하는 방송 첫편을 내보냈다.  그리고 1년 3개월 여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지금의 '1박2일'에선 과거의 영광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 2007년 8월 첫 방송된 '1박2일'은 수년간 30%를 웃도는 평균 시청률과 최고 40%대의 순간 시청률을 보이며 큰 인기를 끌어왔다.
 
높은 시청률과 함께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인식 덕분에 '국민 예능'이라는 명예로운 칭호까지 얻었다.
 
하지만 시즌2가 시작되면서 오랜 기간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당초 계획 대로 강호동의 하차와 함께 프로그램을 종영했어야 했다는 비판마저 제기될 판이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1박2일'이 부진을 겪는 사이 MBC '일밤'은 부활의 날갯짓을 하기 시작했다. '1박2일'은 오랫동안 유지해온 동시간대 코너 시청률 1위 자리도 '일밤-아빠! 어디가?'에 내준 상태다.(지난 19일 '1박2일' 13.1%, '아빠! 어디가?' 15.5%, 닐슨 코리아 집계 기준)
 
이 같은 추락은 어느 정도 예고된 결과다. 강호동과 이승기, 은지원 등이 멤버로 활약한 시즌1조차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인기가 시들해지는 분위기였던 것을 감안하면 포맷 개편 등 대대적인 수술 없이 제작진과 일부 멤버의 교체로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한 것부터가 무리였다는 지적이 많다.
 
이수근, 김종민, 엄태웅 외에 새롭게 합류한 멤버들도 대부분 예능과는 거리가 있는 연예인들이었다. 차태현을 제외하고 김승우, 주원, 성시경은 사실상 예능 신참이다. 이들이 모여 앞서 시즌1 멤버들이 해왔던 포맷을 그대로 따라한다는 것은 결국 현실에 안주하겠다는 뜻에 다름 아니었던 것이다. '1박2일'이라는 인기 브랜드의 힘에 기대 안일하게 대처했던 결과인 셈이다.
 
결국 1년 가까이 제대로 바람 한 번 일으켜보지 못한 채 현상 유지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다 최근에야 위기를 느낀 듯 프로그램을 수술대에 올렸지만 그 또한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 김승우 대신 배우 유해진이 합류하고 메인 PD와 작가를 교체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이었던 것.  
 
이제는 매번 반복되는 음식과 잠자리 복불복, 야외 취침이 식상해질 대로 식상해졌다는 시청자 의견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1박2일'은 국내 관광활성화에 기여하는 대표적인 공익 프로그램으로 인식돼 왔다. 더욱이 수신료를 재원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시청률 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는 특수성도 갖고 있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 본연의 성격을 잃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더욱 큰 재미와 감동을 안겨야 한다는 것 또한 놓쳐선 안 될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선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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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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