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證, 수수료 제값받기 실험..업계 '기대반 우려반'

입력 : 2013-05-23 오후 6:15:42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온라인 수수료 저가정책으로 출혈경쟁을 불러일으켰던 동양증권(003470)이 최근 이를 접고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며 수수료 제값받기를 시도하는 실험에 나서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자료)
 
증권업계는 대체로 동양증권의 수수료 차등화 정책이 수수료 할인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 서비스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거래대금이 저조한 상황에서 고객의 수수료율이 인상되는 만큼 고객들의 체감 부담이 커지고 저항도 거셀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동양證 “고객 선택권 확대..한국·삼성證보다 저렴해"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최근 다음달 10일부터 매매금액에 따라 위탁매매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매매금액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0.015%의 수수료율을 적용했지만, 다음달부터는 매매금액에 따라 0.015%에서 0.035%로 차등 적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0.05%의 수수료를 받고 제공하던 출시 종목 추천서비스인 '마이 티레이더(MY tRadar)'를 전 고객에게 무료로 확대 적용한다.
 
이에 따라 고객이 기존 수준의 수수료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월 또는 직전 3개월 월평균 매매거래금액이 20억원 이상이거나 ‘My tRadar’를 제공하지 않는 은행 연계계좌로 갈아타야 한다. 은행 연계계좌의 경우 수수료율은 0.014%로 기존(0.015%)보다 0.001%포인트 낮아진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수수료 체계를 변경한 것이지, 단순하게 수수료 인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프리미엄 컨설팅인 My tRadar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프리미엄 서비스가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삼성, 한국투자, 대우증권 등 대형 증권사에 비해서는 여전히 수수료가 낮은 수준"이라며 "수수료율 인상보다는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My tRadar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동양증권의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는 KTB투자증권(030210), 키움증권(039490) 등과 함께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KTB투자증권의 경우 주식을 사고 팔 때 금액에 관계없이 수수료율이 0.01%다. 키움증권은 0.015%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0.327%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HMC투자증권(001500)(0.3080%), LIG투자증권(0.300%), 삼성증권(016360)(0.2973%) 등도 동양증권보다는 높은 수준의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출혈경쟁 탈피·서비스질 향상" VS. "고객 체감 인상 클것"
 
동양증권의 수수료 제값받기 실험에 대한 증권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수수료 할인 경쟁에서 탈피해 고객의 서비스질 향상과 함께 정상적인 수수료율 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회사나 업계 전반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종목 발굴 시스템을 비롯한 대고객 서비스나 인프라 등을 제공하면서 그에 따른 적절한 비용을 받고 차별화하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바람직한 움직임"이라며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과 장기적인 고객 서비스 품질 개선 측면에서도 이런 시도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외국의 경우 증권사 리포트 한 건을 받아보기 0.99달러의 비용을 지불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지식정보와 고객 서비스가 제값을 받지 못하고 공짜로 유통되고 있다"며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업계 모두가 공감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동양증권의 이번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거래대금 급감 등 주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수료율 체계 변경이 고객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개인의 주식거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동양증권의 수수료율 인상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하지만, 거액의 고객을 제외한 전 고객의 수수료율이 인상되는 만큼 고객들이 체감하는 인상의 폭은 훨씬 더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 동양증권의 수수료 제값받기 실험이 당장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현재의 수수료율 체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고객들의 반응 등 추이를 지켜본 뒤 변경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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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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