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등급 '강등'..영업실적·자금조달 여력↓

입력 : 2013-05-24 오후 3:45:35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현대상선(011200)의 신용등급이 추락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황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영업실적이 저하되고, 차입금 상환부담이 과중하다는 이유에서다.
 
24일 국내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전망을 기존의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강등했다. 다만, 신용등급 A-는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전망은 기업 신용등급과 별개로 나오는 것으로, 차기 신용등급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이어 이번 등급전망 강등으로 신용등급 추가 강등 가능성마저 부각됐다.
 
아울러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 다른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상선의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각각 'A-'와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이들의 신용등급전망 변경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가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전망을 강등한 것은 해운업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영업실적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이에 따른 과중한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안영복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 3실장은 "현대상선은 지난 2011년 이후 공급과잉 지속에 따른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운임이 하락한 가운데 벙커C유 가격 상승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시황침체에 대한 재무적 대응이 저하됐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현대상선의 영업실적 부진이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는 데 있다.
 
선사간 전략적 제휴 강화에 힘입어 구주노선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냈던 컨테이너선 운임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형선 투입 증가로 공급과잉 영향으로 재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아울러 해운업계 전반적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자산의 매각과 중고선 가격의 하락 등으로 인해 보유 자산을 활용한 대체자금 조달 여력도 저하됐다는 지적이다.
 
안 실장은 "향후 해상운임과 벙커C유 가격의 변화와 유동성 확보 계획 등의 실질적인 진행 경과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상선의 지분 24.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017800)터의 재무 위험 역시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2009년 이후 해운업 시황 침체에 따른 현대상선의 대규모 순솔실의 영향으로 재무구조가 저하된 상황에서 현대상선의 주가 급락으로 파생계약 관련 대규모 차액정산 부담이 커졌기 때문.
 
다만, 현대엘리베이터의 주력사업인 승강기부문에서의 우수한 사업경쟁력과 2002억원의 현금유동성 보유 등으로 자금소요에 대한 일정 수준의 대응력은 갖췄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현재 진행중인 1109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성공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와 자본 확충이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안 실장은 "오는 6월10일 납입예정인 유상증자의 진행경과와 그에 따른 재무상태 변화, 현대상선에 대한 재무적 지원부담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통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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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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