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2002년 당시 명보 형 역할 고민 중"

입력 : 2013-05-27 오후 6:19:25
◇김남일. (사진=이준혁 기자)
[파주NFC=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월드컵 축구 대표팀(A대표팀)이 27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됐다. 취재진의 관심은 특히 김남일과 손흥민에 집중됐다.
 
'진공청소기' 김남일은 2010년 이후 A대표팀에서 떠나 있었다. 한국나이로 37세(1977년생)라는 점이 여러모로 걸렸다. 하지만 박종우가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진행하다가 출전 정지(2경기) 제제를 받았고, 기성용과 구자철도 각각 경고누적 또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결국 아직 녹슬지 않은 멋진 기량을 펼치는 김남일이 국가의 부름을 다시 받게 됐다.
 
그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많은 관심에 다소 어색한 듯한 반응을 선보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베테랑답게 여유를 보였다. 김남일 특유의 카리스마와 재치는 건재했다.
  
대표팀은 다음달 5일에 열리는 레바논전 이레 전인 내일(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두바이로 출국해 현지 적응에 들어간다. 최종예선 3연전은 레바논전(원정경기), 11일 우즈베키스탄전(홈경기), 18일 이란전(홈경기)이다. 한국은 이번 3연전을 통해 월드컵 8회 연속 진출의 대기록을 노린다.
 
다음은 김남일과 취재진 간의 문답.
 
-여기(파주NFC)로 하루 일찍 들어왔다고 들었다.
 
▲원래 어제 저녁에 들어올 예정이었는데, 아기 때문에 오늘 아침에 와서 간단히 몸을 풀었다. 굉장히 오랜만에 찾아오는 파주라 아직 적응을 못하고 있다. 치료실 찾는 데도 시간이 무척 오래 걸렸다. 그나마 (이)동국이가 옆에서 도와주고 있어서 조금 수월하다. 파주는 내게 굉장히 추억이 많은 곳이다. 새로 받은 대표팀 유니폼을 받았을 때 기분도 좋았고, 흥분됐다. 앞으로 새로운 추억꺼리와 역사를 많이 만들고 돌아가겠다.
 
-하루 전에 오려 한 이유는.
▲예전에도 일찍 들어올 생각을 한적이 있다. 다만 실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고 누적으로 인해 (소속팀에서) 지난 경기를 못 뛰었다. 2~3일 정도 쉬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운동을 하려고 일찍 오려고 했던 것이다.
 
-본인을 만나고 싶어하는 후배들이 많던데.
▲대부분 어린 선수들과는 아직 서먹한 감정이 없지는 않지만 착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동국이와 방에 같이 있는데 후배들이 일일이 와서 인사를 하더라. 인상 깊었다. (박)종우(부산)와 간단하게 인사했는데 서먹서먹했다. (손)흥민이도 처음 인사를 하고 나서 내 옆으로 지나가야 하는데 반대쪽으로 가더라.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부담감은 없나.
▲감독님과 미팅을 했는데 '편하게 인천에서 해 온 대로 하라'고 주문하셨다. 부담감은 있지만 미팅 후 편해졌다. 여기 있는 동안 선수들과 좋은 시간 보내다 가면 좋겠다.”
 
-최강희 감독과 나눈 이야기는.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해주신 것 같다. 뭔가 깨달음이 있었던 것 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경기장에서 내 몫을 다 한다면 그거면 될 것 같다.
 
-경기에 대한 마음가짐은.
▲경기력으로 보여주려 생각하고 있다. 레바논 원정은 여건이 좋지 않다. 2년 전 경기(1-2 패)를 봤는데 굉장히 힘든 경기였다. 체력전을 해야 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공수 조율이다. 그리고 찬스가 났을 때 과감한 패스로 공격수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을 많이 보이고 싶다.
 
-히딩크 감독 시절의 홍명보처럼 본인이 이제 맏형이 됐다. 
▲당시 대표팀에 처음 합류했을 때 명보 형 분위기를 잊을 수 없다. 정말 대단했다. 며칠 동안 지켜보시더니 다 모아놓고 선수들에게 한마디 하셨는데 그 한마디가 지금까지도 굉장히 큰 카리스마로 남아 있다. 어느 날 어린 선수들을 전부 모아 무척 엄하게 혼을 내셨다.
 
-홍명보 감독이 어떻게 혼냈나.
▲어린 선수들에게 '운동 똑바로 안하느냐'란 의미의 욕 비슷한 엄한 지적이었다. 나도 그렇게 한 번 해 볼까 생각은 하고 있는데(웃음), 아직 고민 중이다.
 
-어린 선수들 중 만나고 싶었던 선수는.
▲모든 선수들과 함께 해보고 싶었다. 동국이는 호흡을 많이 맞춰 본 선수라 큰 어려움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손)흥민이, (이)청용이, (김)보경이, (김)신욱이의 경기를 보면서 호흡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 빠진 것에 대한 생각은.
▲아쉽다. 내가 운이 좋아 여기 들어온 것 같다. 중요한 때인데, 내가 (기)성용이나 (구)자철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미팅하고 압박감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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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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