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서비스 시작 4년 만에 가입자 700만명을 돌파하며 고속 성장 중인 IPTV업계가 '스마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IPTV 사업자 3사는 저마다 다른 스마트 전략을 마련해 어떤 서비스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눈길을 끈다.
지난해 10월 구글TV와 제휴를 통해 스마트 셋톱박스를 선보인
LG유플러스(032640)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 서비스를,
SK브로드밴드(033630)는 셋톱의 용량이나 기능에 제약없이 스마트 TV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방식을 각각 선보였다.
KT(030200)는 차세대 웹표준인 HTML5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셋톱박스를 개발 중이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업계 3위인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기존의 스마트 셋톱박스에 풀HD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지난 29일 전 세계 유료방송 사업자 중 처음으로 4채널 서비스도 선보였다.
(사진제공=LG유플러스)
이 기술은 4개의 채널을 한 화면에서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HD 멀티뷰 방송기술을 IPTV에 적용한 것으로, 여러 채널을 시청하면서도 화질이나 음질 손상 없이 즐길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30일부터 지상파·스포츠·홈쇼핑 채널 등 총 12개 채널에 4채널 서비스를 우선 적용한데 이어 영화·애니메이션·뉴스 채널 카테고리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 IPTV 효과로 지난 4개월 동안 약 20만 가입자를 유치한 LG유플러스는 4채널 서비스를 발판으로 연내 15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해 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LG 유플러스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 플랫폼을 선택한 것이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구글'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접목해 인지도를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는 얘기다.
한 IPTV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상당히 쳐져 있던 LG유플러스가 구글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방송수신기(셋톱박스) 교체 없이 스마트TV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를 다음달 3일 시작한다.
고성능의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을 직접 구동시킨 후 출력화면을 셋톱박스로 실시간 전송하기 때문에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국내 상용화된 최고 성능의 셋톱박스 비교해 약 13배 빠른 8만디밉스(DIMIPS)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엑스박스나 PS3와 같은 콘솔게임기에서나 가능했던 고사양 비디오 게임을 TV로도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한 플랫폼의 TV 애플리케이션도 이용 가능하다.
셋톱 박스 전체를 가상화 시키는 기술을 상용화한 SK브로드밴드는 스마트TV 서비스 전환 시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셋톱 교체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하나에 20~30만원을 호가하는 셋톱 박스를 교체해 주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SK브로드밴드도 스마트 IPTV로 가입자를 크게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임진채 뉴미디어사업부문장은 "올해 IPTV 가입자 60만 이상 순증과 함께 2015년까지 IPTV와 모바일 IPTV를 포함해 총 710만 명을 확보할 것"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달 6일 현재 가입자 418만명으로 업계 1위인 KT도 스마트 셋톱을 올 7월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월 모바일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이식한 ‘올레tv 스마트’를 선보였던 KT는 HTML5으로 방향을 틀었다.
컴퓨터 사용환경을 그대로 옮겨올 수 있는 HTML5는 스마트폰, 태블릿PC, TV 등 다양한 기기에서 동일한 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개발자 역시 플랫폼 환경에 제약을 받지 않고 앱을 개발할 수 있다.
개방성이 화두가 된 것은 플랫폼 종속으로 인한 사업성 저하에 대한 우려도 한 몫 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구글의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푹(qook)이나 티빙 등 각종 N스크린 앱을 TV에서 이용한다면 굳이 IPTV 콘텐츠를 구매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KT미디어허브 관계자는 "개방형 환경을 가장 중심에 놓고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며 "플랫폼에 따른 제약이 없이 이용자와 개발자가 뛰어놀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IPTV 채널과 스마트 콘텐츠를 겹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PTV 업계는 물론 케이블TV 사업자들도 올해 하반기에 스마트TV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을 것으로 보여 유료방송시장의 스마트 경쟁은 한 층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