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500대기업 순익 절반 상회..'대마독식'

10대그룹 순익 500대기업의 73%..대기업도 양극화

입력 : 2013-05-31 오전 10:40:55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과 현대기아차 그룹의 '대마독식'(大馬獨食)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이들 두 그룹의 성장 착시에 가려 우리 산업계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가 보이질 않고 있다.
 
대내외 경기침체 속에 삼성과 현대기아차 그룹은 500대 기업 총 순이익의 57%, 영업이익의 44%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차군단으로 불리는 두 재벌기업에 대한 경제력 집중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
 
31일 기업경영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2012년도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삼성과 현대기아차 그룹이 500대 기업 총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9%로 집계됐다.
 
SK와 LG, 롯데를 포함한 5대그룹의 비중은 66.2%였으며, 10대그룹의 비중은 72.5%로 집계됐다. 반면 재계 서열 11~30위 그룹의 순익 비중은 3.3%에 그쳐 사실상 10대그룹이 순이익을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역시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비중은 44.4%에 달해 절반을 넘보고 있었다. 여기에 5대그룹과 10대그룹을 합치면 각각 55.2%, 62.5%로 나타나, 6.8%에 그친 11~30위 그룹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10대그룹에 대한 부의 쏠림 현상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출처=CEO스코어
 
30대 재벌 계열사들은 대내외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실적에서 흔들림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00대 기업의 총 영업이익은 138조원으로, 전년(145조원)대비 4.8% 감소했으나 30대 그룹 계열사들은 95조원에서 96조원으로 소폭 늘었다. 대내외 경기침체 파고 속에서도 30대 재벌 기업들은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당기순이익에서도 500대 기업 전체와 30대 재벌 계열사들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500대기업 총액이 98조원으로 전년(107조원) 대비 8.4% 뒷걸음질친 반면 30대 재벌 계열사들은 75조원에서 74조원으로 1.3% 빠지는데 그쳤다.
 
덩치나 수익성 면에서 재벌 그룹들의 경영성과가 크게 높았다는 평가다.
 
500대 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재벌 계열사들의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매출 총액은 67.2%,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9.3%와 75.8%를 차지하며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2011년 대비 매출 총액 비중은 1.3%포인트 상승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비중은 각각 3.9%포인트, 5.1%포인트 높아졌다. 수익(당기순이익 기준)의 76%는 30대 그룹 재벌 몫이었다.
 
대기업 그룹별로는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이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삼성그룹은 500대기업 내에 가장 많은 25개사가 포함되면서 500대그룹 총매출액의 15%인 375조원을 차지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21개사가 포함돼 전체의 9.7%인 242조원을 기록했다.
 
이들 두 재벌그룹은 지난해 대부분의 그룹들이 500대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것과 반대로 비중이 커졌다. 삼성그룹은 2011년 13.1%에서 15%로 1.9%포인트 높아졌고, 현대차그룹 역시 8.8%에서 9.7%로 0.9%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20개사가 포함된 3위 SK그룹은 7.9%에서 7.7%로, 14개사가 포함된 4위 LG그룹은 6.3%에서 6%로 비중이 일부 축소됐다.
 
CEO스코어는 "재벌그룹으로 부의 쏠림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면서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거의 '속빈 강정', 10대그룹을 빼면 '빈껍데기'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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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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