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이 '을 지키기' 차원에서 개최한 고통받는 '을'과의 두번째 만남에서 농심과 롯데마트의 불공정에 대한 증언이 쏟아졌다.
김진태
농심(004370)특약점협의회 대표는 2일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민주당 '을 지키기 경제민주화추진위원회'의 간담회에서 농심과의 계약관계가 "노예계약 수준"이라며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는 법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농심과의 계약 자체가 너무 일방적인 조건으로 이뤄져있다. 계약서 말미에 '갑과 을이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는 갑의 의견에 따른다'고 써있다"며 "계약서가 아니라 갑의 마음대로 할테니, 따라오라는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검인계약서 도입과 단체교섭권 보장을 요구했다. 그는 "계약서를 농심 등의 회사가 일방적으로 만들지 못하게 검인계약서를 만들면 노예계약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계약서만 갖고 현재의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동일하게 피해를 보고 있는데 단체교섭권이 없으니 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며 "을의 단체교섭권이 가능한 법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현재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는 법안은 정무위를 통과돼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고 답했다.
이어 롯데마트 납품업체였던 '미페'의 박기용 대표도 피해사례를 증언했다. 그는 "롯데마트에 입점해 커튼과 부자재를 판매하려고 인테리어 비용까지 투자했다. 그러나 어느순간 롯데측에서는 그것들을 못팔게 하고 PB상품으로 돌렸다. 그 와중에도 인건비는 저희 회사가 부담하고, 막대한 피해 비용까지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물류비를 초반에 지역의 저렴한 곳을 이용했는데, 롯데마트에서 어느 순간 롯데측의 물류를 이용하라고 강요했다. 결국 2중, 3중으로 비용이 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른바 '밀어내기'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롯데마트에서 재고를 차떼기로 소비자가로 떠넘긴 경우도 있었다. 그 제품들은 아직 판매하지 못하고 창고에 있다. 창고 보관 비용을 지금도 납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중소 납품업체들이 속으로는 억울해 하고 있을 것이다. 롯데측으로부터 많은 음해와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정의는 살아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보여달라"고 민주당에 요구했다.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을 지키기' 나설 것을 다짐하며 참석자들의 요구에 화답했다.
◇민주당 '을지키기 경제민주화추진 위원회'(사진제공=민주당)
은수미 의원은 "6월은 우리 민주주의에 있어서 특별한 상징을 갖는 달이다. 민주당은 87년 6월 항쟁의 현장에서 민주화를 위해 싸웠다"며 "2013년 6월엔 현장에서 경제민주화를 위해 여기 모인 분들과 여러 을들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오는 4일 오늘 참여하신 농심 특약점을 직접 방문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농심 본사를 방문할 것이다. 또 공정위를 방문해 농심특약점 사건과 롯데마트 진정사건에 대해 강력한 조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을 지키기' 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그동안 경제민주화라는 게 재벌 문제에 집중돼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담론 수준의, 생활과는 관련 없는 이야기였다"며 "이제 이것이 민생수준으로 내려왔다. 6월 국회에서 관련 입법고 하고, 현장의 목소리도 잘 수렴해 을의 문제를 잘 해결하는 '을 지키기' 위원회가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진택 농심특약점협의회 대표는 동석한 한 특약점주를 가리키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여기 계신 분은 8월달에 재계약이다. 오늘 이 자리 때문에 계약해지 당할 가능성이 많다. 민주당이 법을 만들어도 실질적으로 잘리면 큰 일이다. 재계약이 되지 않으면 민주당이 책임져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우원식 의원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