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국내 은행들의 후순위 채권 등급에 대한 하향 조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3일 무디스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기업, 수협, 부산 등 8개 국내은행의 후순위 채권 등급에 대한 하향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최근 은행 평가 방법론이 업데이트되면서 외부 지원 가능성을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이 변경됐다"며 "다수 은행권의 후순위 채권 등급을 재검토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해당 은행들의 근본적인 신용도 악화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부실은행 처리 방법에 대한 정부 정책이 전세계적으로 변화해왔다"며"최근 은행 후순위채권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점이 반영해 은행 평가 방법을 업데이트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은행 정리시 정부가 후순위 채권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부담하도록 한 사례가 늘고 있고 아시아 지역정부 역시 전이 리스크를 우려해 후순위 채권자에 대한 지원 부담을 낮추고 있는 추세다.
스테판 롱 무디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금융기관 평가담당자는 "최근 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모든 순위의 채권자들을 실질적으로 손실을 분담하도록 한 몇 가지 사례는 정부와 규제기관들이 전이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손실 부담 원칙을 적용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정부가 손실 부담 원칙 및 부실은행에 대한 특별 정리제도를 명시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테판 롱 담당자는 이에 대해 "정부의 이러한 입장이 은행권 위기나 구제금융이 발생하지 않았던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며 "위기시에는 강력한 수단을 채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무디스는 이번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를 3개월 이내에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