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추가적인 의혹이 보도된 후, 민주당이 황 장관과 김 전 청장을 맹비난했다. 황 장관의 '직권남용'이라며, 배후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민주당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진상조사특위'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황 장관을 맹비난했다.
또 김용판 전 서울청장에 대해선 검찰에 즉각적인 구속 수사를 요구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선 "국정원 불법선거, 대선개입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 국정원 특위와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황교안 법무장관과 김용판 전 서울청장을 비판했다.(사진=김현우 기자)
이들은 "황 장관은 지난달 22일 '국정원 불법선거,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국민들이 의혹을 갖지 않게 처리하도록 검찰을 지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경찰이 국민과 한 약속이 거짓말로 드러난 것처럼, 황 장관 역시 낯부끄러운 줄 모르고 거짓말을 해왔다는 점에서 좌절감을 느낀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황 장관은 전화를 걸어 '수사를 잘하라'며 은폐, 축소 수사를 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던 김용판 전 서울청장을 추종하려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김용판 전 청장을 즉각 구속수사해야 한다. 또 김 전 서울청장이 이같은 행위를 누구와 공모했는지 그 배후세력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지난해 12월14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구태정치를 멈춰라. 국정원 사건이 터무니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문재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국정원 불법선거, 정치개입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박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책임있는 태도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지난 4월12일 민주당 상임위 간사단과의 만찬에서 '국정원 사건을 국회 정보위차원에서 검증하겠다'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울러 국정원 사건을 '여직원 감금사건'이라고 주장하며 민주당 당직자들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는 새누리당에게도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특위 위원장인 신경민 의원은 별도 발언을 통해 "황교안 장관이 문제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황 장관이 자의적으로 혼자 했는지 다른 누군가에게 압력을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범계 의원도 "검찰총장을 통해 선거법 위반 혐의를 빼라고 지시했다면 그 목적은 자명하다. 조직적 선거 개입이 불거지며 정권의 정통성에 치명타가 오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밖에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보도된 황교안 장관의 행위는 형법상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정 의원은 "박 대통령은 '문재인 후보가 책임지라'고 본인이 했던 말대로, 이제 대선 불법개입사건이 만천하에 드러난 만큼 본인의 말을 본인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하루 빨리 입장을 밝혀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