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기자]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을 이탈해왔던 가계자금이 주식시장에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4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증시에 국내 수급에 변화가 기대된다”며 “지난 2009년 3월 이후 모두 70조원 규모의 가계자금이 이탈했지만 최근 한국 경제 환경은 가계자금이 유입됐던 과거 환경과 유사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가계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던 시기는 ▲저금리 ▲주택시장안정 ▲주가후행성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설명됐다.
김학균 연구원은 “지난 1994년, 1999년, 2005~2008년의 주식형 펀드 붐은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직후 완만히 상승하는 국면에서 나타났다”며 “2013년 상반기도 절대 저금리를 보이면서 비슷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세 시기 모두 부동산 시장은 안정 국면을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박근혜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내고, 주택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형성되면 주식 시장에 가계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이 한국 가계자산의 8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할 때 가계자금이 부동산에 묶이는 매몰자금으로의 변화를 벗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가측면에서는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는 신호가 필요한 것으로 요구됐다.
김 연구원은 “가계 자금은 시장의 상승 신호를 확인한 뒤 유입되는 주가 후행적 성격이 있다”며 “올해에도 지수 상승으로 가계에 확신을 줄수 있어야 하는데, 그때까지는 외국인의 수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가계부채가 증가해 가계의 주식 매수 여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한국 가계의 금융자산 2485조원은 금융부채 1159조원, 순금융자산 1327조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보험·연금, 주식을 제외한 실질순금융자산은 219조원”이라며 “가계부채의 위험성은 한계 계층의 리스크 전이 가능성에서 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주식 매수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