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정부가 혁신형제약사의 인증 취소 규정안을 확정, 발표했다. 예상대로 반복적인 리베이트 기업이 1차 적용 대상이 되면서 제약업계의 신음이 커졌다.
보건복지부는 공정거래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공조를 통해 쌍벌제(2010년 11월) 시행 이후 혁신형제약사들의 리베이트 과징금을 취합, 결격 제약사들을 가려낸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등에 관한 규정’을 오는 5일 개정 고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43곳의 혁신형제약사 선정 이후 1년여만에 취소 기준을 확정한 것이다.
◇복지부가 혁신형제약사 인증을 취소하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등에 관한 규정’을 확정함에 따라 향후 몇 개 기업이 취소될지 주목된다.(사진=조필현 기자)
복지부는 다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이 혁신형제약사 인증 기준을 일정 이상 상회할 경우 과징금 일부를 경감하도록 했다.
이번에 확정된 혁신형제약사 취소 기준에 따르면 인증심사시점 기준으로 판매질서 위반행위(리베이트)에 따른 약사법 2000만원, 공정거래법 6억원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 받으면 혁신형제약사 인증이 자동 취소된다.
또 누계액에 관계없이 3회 이상 과징금 처분시도 인증이 취소되도록 했다. 이른바 삼진 아웃제다.
현재 쌍벌제 시행 이후 과징금이 확정된 제약사는 동아쏘시오홀딩스(이전 동아제약), 한미약품, 대화제약 등이다.
혁신형제약사 인증 이전에 발생한 위반행위가 인증 이후 적발, 처분이 확정될 경우 역시 인증이 취소된다.
인증 이후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취소하되 경미한 경우 1회에 한해 취소 처분을 면제해 준다. 기업 차원의 의도적 리베이트 행위 개연성이 희박하고 경제적 효과가 미미한 약사법상 500만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1000만원 이하가 해당 대상이다.
정은영 복지부 제약산업 팀장은 “이번 개정된 고시를 토대로 관련 처분청에 리베이트 사실 확인을 거쳐 인증 취소기업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취소기준을 통해 R&D 투자 재원을 잠식하고 기업의 혁신경영 풍토를 크게 저해하는 리베이트 행태를 혁신하겠다”며 “R&D 투자비율이 높은 기업에 대해서는 취소기준을 일부 경감해 인증제도 취지를 살리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혁신형제약사 취소 기준이 확정됨에 따라 해당 제약사들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무엇보다 여론의 질타를 받아온 리베이트 대표기업으로 낙인찍힐까 두렵다는 게 이들의 속내다. 이는 해당기업의 신뢰도를 추락시켜 매출에 대한 직격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제약업계는 리베이트는 일종의 영업 관행인 만큼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의 칼은 날이 설 대로 섰다. 여기에다 경제민주화 바람까지 더해지면서 제약업계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