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아베 정권의 성장전략인 세번째 화살이 장중 발표됐지만 외환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아베 내각이 내놓은 전략이 구체적이지 못해 높아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오히려 실망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아베 신초 총리가 경제 진단 연설한 직후 소폭 반등했지만 이내 99엔대로 레벨을 낮췄다.
지난 4일 미국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를 보인 탓에 99엔대로 내려앉았던 엔·달러 환율이 다시 100엔대 앞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윤곽을 드러낸 아베 내각의 성장전략이 공적연금(GPIF)을 포함한 일본 공공 연기금의 주식 투자 대폭 확대 및 장기적인 고용 증대 방안 등을 담고 있지만 대략적인 내용에만 머물러 시장 참가자들의 실망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아베 총리가 발표한 내용들이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던 정도에만 그쳐 롱포지션 청산 움직임이 나타났다”며 “다만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 정부쪽에서 추가적인 낙폭 제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주언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가 꺾이면서 엔·달러가 레벨을 낮췄고 일본 닛케이 지수 또한 4%가 가깝게 급락했다”며 “이번 주 중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되면 방향성이 보다 분명해지겠지만 당분간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보다 더 크게 반응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4원 내린 1115.8에 거래를 마감했다. 소폭 하락한 엔·달러에 비해 낙폭이 더 컸다.
이 연구원은 “무역수지 흑자 및 이월 네고 물량으로 수급 상 공급우위인 장세가 형성된 가운데 장중 발표된 일 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매물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차익매물과 롱스탑(손절매도) 등 매도 물량이 유입되면서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시장은 아베노믹스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아베 내각이 노동시장의 구조 조정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과 관련한 시장의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일본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커지고 조정 양상은 반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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