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북한이 남북 당국간 회담개최를 제안하고 우리 정부가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갖자고 화답하면서 한반도에 대화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이후 북측의 계속된 군사도발 위협 속에 개성공단까지 운영이 중단되는 등 파국을 맞은 남북관계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이 일제히 남북간 대화재개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7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우리 정부가 이달 12일 서울에서 남북 장관급 회담을 열자고 제의한 것과 관련, 오는 9일 개성에서 남북 당국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의했다.
북한은 또 이날 오후부터 우리측 요구를 수용해 판문점 적십자 연락통로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남북은 실무접촉을 거쳐 당국간 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북한이 남북 당국자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고무적인 분위기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태도변화 없이는 대화재개 없다'는 원칙을 고수한 것이 비로소 성과를 내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남북간 회담은 바람직한 방향이며 회담을 통해 신뢰기반이 쌓이고 바람직한 남북관계가 정립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전날 "뒤늦게라도 북한에서 당국간 남북대화 재개를 수용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반도 주변국들은 남북이 대화를 통해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과 북한이 개성공단과 다른 이슈에 대한 대화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환영한다"며 "미국은 항상 남북 관계 개선을 지지해왔고 동북아시아 지역 동맹 및 파트너와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남북이 접촉과 대화를 회복하기로 한 것을 기쁘게 느끼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고무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남북 당국의 대화재개는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얽힌 미국과 중국의 외교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측 정상이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