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궤도 오른 삼성 카메라.."편견을 극복하라"

'삼성의 진화' 담은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 NX2000
"삼성 카메라, 소니·니콘에 기술력 뒤지지 않아"

입력 : 2013-06-07 오후 3:24:41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이 남의 것을 흉내내는 단계는 지났다. 정말 우수한 카메라를 만들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를 설계부터 생산까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기업은 소니와 캐논, 그리고 삼성뿐이다!"
 
사진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윤광준씨는 삼성전자 카메라 제품을 평가해 달라는 기자 요청에 "우선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답했다. 광학 기술력이나 렌즈, 제품 제조력에 있어 삼성과 일본기업 간 편차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함에도 일본계 기업만을 '카메라 명가'로 인정하는 통념부터가 잘못됐다는 지적이었다. 이는 동시에 삼성이 넘어야 할 '벽'이었다.
 
실제 카메라 시장의 오랜 '터줏대감'인 캐논, 니콘, 소니 등 일본 기업에 비해 삼성전자(005930)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통상 소비 수요에 '매니아적' 성향이 짙게 배어 있는 카메라 시장에서 가전, 휴대폰 제조기업의 이미지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다 '렌즈만큼은 여전히 밀린다'는 통념이 사실로 굳어져 있었다.
 
하지만 'NX 시리즈' 이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의 미러리스 전략 제품들이 가시적인 변화와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3년 내로 카메라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만들라"는 이건희 회장의 '무리한' 주문이 통했던 것일까. 삼성 카메라는 그룹의 안정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단순히 생존하는 수준이 아닌 '도약'을 노리는 위치로 발돋움했다.
  
◇삼성전자의 전략 미러리스 카메라 'NX300'(사진=황민규기자)
 
◇NX2000, 삼성 카메라의 진화를 담다
 
2012년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을 두드린 삼성의 첫 제품 NX10이 온갖 혹평에 시달리자 "역시 카메라는 일본"이라는 속설이 증명되는 듯 했다. 이는 잠시. NX 라인업이 점점 늘어날수록 조심스럽게 속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NX200, NX300, NX2000 등이 전문가, 소비자들로부터 변화의 주체로 서면서 혹평은 이내 호평으로 뒤바뀌었다.
 
이달부터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 NX2000은 '격세지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제품이다. 중저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NX 시리즈 초기 제품과 비교해 성능, 기능적 측면에서 큰 개선을 이뤘고, 유저인터페이스(UI)도 한층 안정됐다는 평가다. 
 
윤광준 사진작가가 "군계일학과 같은 카메라"라고 극찬한 NX200의 장점도 그대로 담겨져 있다. APS-C 타입 2030만 화소 CMOS 이미지 센서를 장착해 풀HD 30p 동영상 및 ISO 100-25600 고감도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초고속 셔터 스피드는 1/4000초, 연속촬영 속도는 초당 8매로 움직이는 피사체를 정확하고 선명하게 잡아낼 수 있다.
 
무엇보다 NX2000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차별점은 3.7인치 115만 화소 LCD 터치스크린이다. 이 모니터는 크기 및 선명도, 활용성 면에서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통상 LCD상에 나타나는 결과물과 직접 컴퓨터 모니터에서 확인되는 결과물의 차이가 큰 것과 달리 NX2000은 사진을 찍은 직후 결과물을 좀 더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 NX2000.(사진=황민규기자)
 
3.7인치 터치스크린은 버튼숫자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풀터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스마트 카메라지만 NX2000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지원하지 않는다. 현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구동되는 스마트 카메라에 대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다.
 
NX2000에는 와이파이(WiFi), NFC 기능도 탑재돼 있다. 이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과 사진을 쉽게 공유된다. 갤럭시 카메라에서 지적된 단점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갤럭시 카메라의 경우 사진을 찍어 곧바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 올리는 기능을 지원했지만 소비자들의 일상적인 활용과는 거리가 멀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삼성 카메라,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다"
 
클라우드 환경과 초고화질 시대의 카메라 시장 최대 격전지는 누가 뭐래도 미러리스 카메라다. DSLR 못지않은 화질의 콘텐츠에 모바일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기는 현재로선 미러리스 카메라뿐이다. DSLR 카메라 분야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온 캐논, 니콘 등의 강자들도 서둘러 미러리스 시장으로의 영역 확장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찌감치 DSLR 시장에서 철수한 삼성전자의 선택은 옳았다. 다만 미러리스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소니, 무서운 기세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캐논과 니콘을 압도하기 위해서는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일본계 대형카메라 업체의 한 관계자는 "삼성 NX시리즈 중에서 굉장히 완성도 높은 제품이 있지만 유독 한국시장에서는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며 "카메라 기업으로서의 브랜드 파워, 마케팅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삼성의 최대 강점으로 지목되는 마케팅과 홍보다. 삼성의 원대한 포부인 '세계 카메라 시장 1위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해결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할 과제다. 인식의 변화가 제품의 본질로 인도할 길라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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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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