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남북은 9일부터 10일 새벽까지 판문점 마라톤 실무접촉을 벌인 결과 오는 12일과 13일 양일간 서울에서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6년 만에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의 전개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 남북은 회담에 참석할 수석대표 및 논의할 의제에 있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북측,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나올까
일단 회담 명칭부터 달라졌다. 당초 우리 정부가 제안한 남북 장관급 회담이 아닌 남북당국회담으로 합의된 것은 양측의 시각차가 드러난 대목이다.
우리 측에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파트너로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나서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북측은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회담 대표단과 관련해 "북측 단장은 상급 당국자가 하기로 하였다"고 발표, "남측 수석대표는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라고 밝힌 우리 측 발표문과 내용이 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회담 명칭을 남북당국회담으로 하게 된 것은 우리 측이 북측 의견을 감안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남북관계의 오랜 역사 속에서 남북관계를 책임지고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화 상대방은 통일부 장관과 통일전선부장이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북측 입장을 감안해 합의문에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라는 완화된 문안을 제시하였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결국 합의문 도출이 좌절되고 서로 다른 내용의 발표문이 나온 이유는 12일 회담에서 류 장관과 김 부장이 나와야 한다는 우리 측 요구에 북측이 부정적 의견을 거듭 표명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통일부의 설명이다.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 회담 의제에 들어가나
아울러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 등의 회담 의제 포함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 발표문엔 우리 측 발표문에 명시된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뿐만 아니라 "6.15 및 7.4 발표일 공동기념문제, 민간래왕과 접촉, 협력사업추진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측은 자신들이 제기한 모든 사안들을 명시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행정적·실무적 문제에 집중하여 논의한 이번 실무접촉에서 회담의 의제를 일일이 열거해 제한하기보다 "당면하게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포괄해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는 것이다.
결국 남북은 수석대표 문제와 마찬가지로 회담 의제에 관한 부분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서로 다른 내용의 발표문을 내놓게 됐다.
양측이 추가적인 실무적 문제는 판문점 연락관을 통하여 협의하기로 합의한 만큼 12일 남북당국회담에 포함될 의제 문제도 막판까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사진제공=통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