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정해훈기자] 외국계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죽'을 판다.
스타벅스 측은 "단순 테스트매장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동반성장위원회가 국내 대기업과 중견 프랜차이즈 업체만을 대상으로 출점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외국계 대형 커피전문점이 죽까지 판매한다는 사실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 4월 개원한 분당서울대병원 신관 4층에 푸드콘셉트 매장을 오픈하고 죽을 판매하고 있다. 메뉴는 야채죽과 호박죽, 전복죽 등 3종이며 가격은 1만~1만3000원이다.
죽은 유기그릇에 담겨, 장조림, 우엉, 물김치 등의 밑반찬과 함께 플라스틱 쟁반에 나온다. 기존 유명 죽집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병원 측에서 입점 제안과 함께 문병 고객을 위한 죽 메뉴를 준비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판매하게 된 것"이라며 "병원이란 특수 상권을 고려한 것으로 일반 매장에서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동반위의 국내 기업만을 대상으로 출점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계 유명 기업의 죽 판매 개시는 전형적인 역차별의 결과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죽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죽은 겉으로 보면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제대로 맛을 내려면 상당히 까다로운 음식으로 메뉴 개발에 있어 특히 심혈을 기울여야 하기에 스타벅스의 죽 판매에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외국계 기업만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국내 환경이 아쉽다"고 말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역차별을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내 시장에서 국내 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동반위에서 나서야 한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한편 피자헛·맥도날드·스타벅스 등 외국계 프랜차이즈의 출점도 막자는 움직임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는 8월 동반위에 휴게음식점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해달라고 신청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피자헛·버거킹·스타벅스 등 외국계 대형 프랜차이즈의 출점에 제한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