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한국수자원공사 컨소시엄이 태국 통합물관리사업 2개 부문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수주에 한 단계 다가섰다.
하지만 토지 수용과 보상을 건설사가 직접 추진하는 방식으로 입찰 조건이 바뀐데다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내비쳤던 업체 두곳이 입찰을 포기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총 사업비만 11조원에 달하는 태국 물관리사업은 방콕을 가로질러 흐르는 짜오프라야강 8개 유역과 기타 강 17개 유역을 정비하는 사업으로 전 세계 물관리사업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중 수공 컨소시엄이 우선협상권을 따낸 2개 부문의 수주액은 약 6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번 태국 물관리사업 수주가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 그 외 국가까지의 물관리사업 수출 교두보가 될뿐만 아니라 해외건설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4대강사업의 첫 해외수출인 만큼 이번 태국 수출의 사업 성과로 입찰비리와 비자금 조성 논란 등으로 얼룩진 4대강 오명을 어느 정도 씻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태국 사업 수주는 우리 건설사의 물 관련 기술력이 해외에서 인정받은 것"이라며 "이번 외화벌이 성공으로 4대강을 둘러싼 좋지않은 시선들이 일부 해소됐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쪽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절차를 거치면서 자칫 4대강사업의 '번외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높다.
더욱이 주요 경쟁팀이던 일본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참여하기로 했던 삼성물산과 SK건설이 입찰 참여를 포기한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건설사가 문화가 전혀 다른 타국에서 골치아픈 토지 수용과 보상까지 맡게 된 것도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엔지니어링업체 관계자는 "엔지니어링은 설계만 하면 아무 문제없지만, 시공사의 경우 인허가 과정에서부터 현지 토지보상까지 공사를 진행하면서 발생되는 모든 문제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4대강사업과 마찬가지로 태국 역시 토지 보상과 환경 문제 등으로 사업 예정지 주민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공기가 지연되고 추가 비용이 투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삼성물산과 SK건설이 참여건설사에서 빠진 것에 대해 인력부족 등의 이유를 대고 있지만 이로 인해 과연 적정한 공사비가 지급될 수 있는 가에 대한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 역시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이 최대한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잉락 태국 총리가 지난해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이포보 현장 방문 당시의 모습.(사진제공=국토해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