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또 민주당 지도부들은 전날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 결정을 내리며 "원세훈 전 원장의 방어권 최대 보장" 운운한 것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맹비난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 전 원장이 독자적으로 했다는 것을 믿을 국민이 몇명이나 되겠나. 원 전 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부터 핵심 측근"이라며 "검찰은 이 사건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 최고위원은 "이정현 홍보수석이 황교안 법무장관을 전임 정부의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나, 결국 원세훈에서 이명박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문을 못 열도록 막고 있는 문지기가 황교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결과적으로 원 전 원장의 공작으로 누가 이득을 봤나. 무리를 하더라고 막겠다는 식의 황교안 개입설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사진제공=민주당)
아울러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원 전 원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 결정을 강하게 성토했다.
김한길 대표는 "두 달 반에 걸친 증거인멸의 시간도 모자로 방어권 보장까지 고려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며 "검찰의 불구속 기소 결정은 원 전 원장이 저지른 범죄의 중대성과 나쁜 죄질에 비해 국민의 상식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말도 되지 않는 이유를 들어 구속 수사를 포기했다"며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춘 국사범, 선거사범에 검찰이 굴복한 수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정원 사건에 대한 여야의 국정조사 합의를 이행할 것을 새누리당에 촉구했다. 그는 "전임 원내대표간의 합의는 국정원 국기문란 수사가 끝나는 즉시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약속이었다"며 "이제 새누리당이 민주당과 함께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또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재차 요구했다.
신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권과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은 남았다"며 "수사 개입을 멈추고 여러 가지 의혹과 의문에 대해 답해달라"고 말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 사건을 "민주당의 터무니 없는 모략"이라고 했던 과거 발언에 대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후보 당시 말들이 검찰수사로 180도 바뀌게 됐다.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자신의 발언에 대해 스스로 답변해달라"고 재촉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14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 안위를 챙기는 정보기관마저 선거 승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정쟁도구로 만들기로 했다면 좌시할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며 "터무니 없는 모략으로 밝혀지면 문재인 후보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