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기형적으로 커온 신용파생상품 유동화 시장이 규제로 인해 최근 급격히 위축됐다. 그러나 지금의 이 상태야말로 재도약의 기회다.”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12일 금융투자협회가 개최한 제2회 파생포럼에서 “기본부터 리스크 통제가 가능해지려면 시간은 걸리겠으나 시장은 발전을 거듭해 건전해질 수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앞서 금융위기 이후 사회 전반의 파생상품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은 급성장했다는 것이 김경무 전문위원의 분석이다. 그간의 시장 확대는 기관 간 거래보다 차익거래가 압도적이었던 데다 증권사가 팔기위한 거래 위주로만 이뤄져 왔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시행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규제 여파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급격한 시장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증권신고서 제출의무는 발행비용을 높이고 발행기간을 연장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시행된 증권발행·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에 따르면 만기 1년 이상이거나 특정금전신탁에 편입되는 경우 증권신고서는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단 전매제한조치가 취해진 경우는 예외를 둔다.
그는 “사모유동화사채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ABCP나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에 있어 불가피한 제한을 다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기자본의 4배로 선을 그었던 회사채 발행한도가 작년 4월 총액 제한 폐지 이후 무제한 발행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대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규제기관에서 우려했던 미공시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과 신용등급을 받지 않고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 등은 시장 투명성 문제가 과거처럼 다시 한 번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라고 우려했다.
김 전문위원은 “아직까지 기업어음(CP)에 대한 투자저변이 제한적이라는 것도 단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관리차원에서 직접 파생결합증권(DLS)을 발행하는 방식도 대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