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 유상증자..주주부담 과하다는 비판 나오는 이유는?

입력 : 2013-06-13 오후 12:51:30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액토즈소프트(052790), 라이브플렉스(050120), 엠게임(058630)에 이어 게임빌(063080)까지 모바일 게임 투자 목적의 유상증자 대열에 합류했다.
 
게임빌은 “모바일 시장이 대세가 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로, 유상증자 자금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확실한 성장의 기회를 잡겠다”는 이유를 밝혔지만,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를 훼손시키는 결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춘추전국 모바일 게임시장..뒤쳐지면 안된다는 위기감
 
지난 12일 주식시장 마감 이후 게임빌은 총 928억원(보통주 97만1417주)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발행가액 확정은 오는 27일이며 신주 상장일은 다음 달 17일이다.
 
모바일 게임사 인수·지분투자에 4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판권확보(200억원), 독립 개발 스튜디오 육성(100억원), 해외사업 확장(100억원) 등으로 유상증자 금액을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게임빌은 ‘이사만루’나 ‘다크어벤저’가 흥행하면서 일정 부분 자신감을 회복했지만, 대규모 투자없이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이번 유상증자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모바일 게임 시장을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에 비유하자면 조금이라도 빨리 깃발을 꽂아 땅을 확보해야 하는 형국”이라며 “순조롭게 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게임빌이나 컴투스(078340) 같은 기존 모바일 게임 강자들이, 카카오라는 초특급 마차를 먼저 탄 위메이드(112040), CJ E&M(130960) 넷마블 같은 후발 대기업들에게 땅을 다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기’라는 요소가 흥행여부와 직결되는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이번 게임빌의 대규모 투자 결정은 오히려 늦은감이 있을 정도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930억원에 이르는 유상증자 금액이 지난해 게임빌의 매출액(702억원)보다 많을 정도로 증자규모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모바일 게임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다른 대형 게임사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정도 투자는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 투자 필요성은 인정..문제는 주주가치 ‘훼손’
 
문제는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결정에 의한 주주가치 훼손과 사용처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유상증자 계획이 발표되면 주식의 가치는 하락한다. 게임빌의 주가도 오후 12시 30분 현재 7.97% 하락한 8만7700원으로  전일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게임빌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배정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액토즈소프트나 엠게임과는 다르게 일반공모 방식을 선택했다.
 
주주배정 이후 일반공모를 진행하면 기존 주주들은 ‘신주인수권’을 시장에 매각하거나, 싼값에 신주를 매입할 수 있어 그나마 손실이 덜하다.
 
하지만 일반 공모 방식은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신주발행 규모만큼 그대로 떨어지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바로 손해로 직결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게임빌의 주주들은 약 17.5%의 주주가치 희석효과를 볼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또 게임빌처럼 부채 비율이 낮은 기업이 굳이 ‘유상증자’를 했어야 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게임빌의 부채 비율은 9.51%로, 코스닥 전체에서 부채비율이 낮은 하위 40위권에 해당한다. 최근 유상증자를 실시한 엠게임과 액토즈소프트의 1분기 보고서 기준 부채비율은 각각 38%와 45%로 게임빌에 비해서는 크게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게임빌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재무건전성이 좋은 코스닥 기업으로 손꼽혀왔기 때문에, 차입금 유치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금성 자산 약 600억원, 부채비율 10% 미만의 회사가 투자자금을 다른 형태로 동원할 수 있음에도 고점대비 20% 하락한 주가에 추가로 15% 할인한 단가로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게임사 인수와 지분투자 등 게임빌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사용처가 제시됐지만,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에는 부족해 빠른 시일 내에 유명 기업 인수 등 명확한 사용처가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게임빌 관계자는 “게임빌의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국내외 투자자들께 최대한 많은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며 “단기적으로는 기존 주주님들에게는 죄송스러운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경쟁력 강화가 결국 주주가치에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아직 인수 대상 기업 등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3년간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쌓아오며 다수의 우수한 기업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투자처를 미리 정해 놓고 자금을 운용한다면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결과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자금 확보는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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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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