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로엘족' 모시기 '경쟁'

입력 : 2013-06-14 오후 2:50:28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대기업에 다니다 3년전 은퇴한 김모(58)씨는 호텔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기, 백화점 쇼핑, 피부관리가 하루의 주요 일과다. 한달에 소비와 여가생할에 들어가는 비용만 50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
 
#직장인 황모(41)씨는 평소 눈여겨보던 명품 브랜드 양복 두 벌과 구두 세켤레를 구매하는데 얼마 전 받은 성과급의 절반을 모두 투자했다.
 
◇최근 유통업계는 '액티브 시니어’와 ‘로엘족’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제공=에르메네질도 제냐 )
 
은퇴 후 금전적 여유를 바탕으로 왕성한 소비활동을 펴는 '액티브시니어'(Active Senior) , 외모를 꾸미고 여가를 즐기려는 30∼50대 남성 '로엘족' ’(LOEL=Life of Open-mind, Entertainment and Luxury)이 유통업체의 새로운 마케팅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 집단 모두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신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불황에도 지갑을 여는데 망설임이 없는 것. 유통업계가 이들 모시기 경쟁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 시장규모는 지난 2010년 40조원대불과했지만 오는 2020년 15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8만 명에 불과했던 로엘족도 지난해14만명으로 두 배 넘게 급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 지역 백화점, 프리미엄 라인 대폭 '강화 '  
 
'액티브 시니어' 와 '로엘족' 이 밀집된 강남 지역 백화점은 이미 경쟁에 불이 붙은 상태다.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은 올 시즌 8개의 해외 고가 패션 브랜드를 국내 단독으로 유치하며 유행에 민감한 이들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069960)도 지난 5월 무역센터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며 해외 고가 명품 브랜드를 대폭 강화했다.
 
롯데백화점은 로엘족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구성된 특별 쿠폰북을 제작하고 패션잡지 구독권 증정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시니어나 로엘족 모두 1회 쇼핑 시 구매 금액이 타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고, 그들만이 가진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아이템에 관심이 많다" 며 "각 명품 브랜드에서도 구매력이 높은 이들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 유통업계,  '통 큰' 소비族 잡아라 특명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을 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패션·화장품·식음료업계 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꾸미기 시작한 남성들은 까다롭게 브랜드를 선택한다"며 "패션 트랜드를 주도할 수 있는 브랜드, 누구나 인정하는 브랜드 파워를 갖춘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브랜드력이 떨어지는 남성복 브랜드는 큰 폭으로 역신장한 반면, 포지셔닝이 잘 된 명품브랜드는 고성장 하는 등 대비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식음료업계 역시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다양한 제품 출시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먹고 마시는 것도 깐깐해지면서 저렴한 가격보다는 웰빙성분을 함유한 제
품의 인기가 뜨겁다.
 
주류업계에 부는 프리미엄 열풍도 거세다. 한병에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와인 판매량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주 고객층의 80% 이상이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연 1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이가람 에스티로더 랩시리즈 홍보담당 과장은 "최근 자신의 외모를 가꾸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고가의 향수나 화장품, 바디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남성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공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소비패턴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의 파워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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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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