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북한 이탈 주민의 취업 지원과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청이 위탁하고 중소기업중앙회가 시행하는 '북한이탈주민과 중소기업 만남의 장' 사업의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목표로 했던 사업 취지는 훌륭했다.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생계 유지를 위한 벌이가 필수였으며, 이는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기업 현장의 고충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풀 수 있는 일종의 접점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이 사업에 지원한 북한 이탈주민 중 최종 취업한 비율은 5% 수준에 불과했으며,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절반 이상이 3개월 내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010년부터 실시한 북한이탈주민과 중소기업 만남의 장은 ▲중소기업 채용박람회 ▲북한이탈주민 경제교육 ▲중소기업 현장체험 프로그램 운영 ▲채용희망기업 맞춤형 취업연계사업 ▲북한이탈주민 인턴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중 중소기업 채용박람회와 북한이탈주민 경제교육을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들은 실효성이 낮아 지난해 폐지되거나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연 24회 실시하는 중소기업 채용박람회도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 중소기업 채용박람회에 지원한 북한이탈주민 중 최종 취업한 비율은 5% 수준인 303명에 불과하며, 취업한 이들의 절반 이상이 3개월 내 퇴사했다고 밝혔다. 취업 분야도 대부분 단순 노무직이거나 서비스 업종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중소기업 채용박람회는 기업의 선호인재와 지원자의 선호 직종 등에 대한 사전 조정이 없었고, 박람회에 참여한 북한 이탈주민에게 참여금을 지급하는 등 행사성 위주로 진행됐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관계자는 취업박람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전에 지원기업과 이탈주민의 정보를 세부적으로 조정한 후 박람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채용박람회 전에 중소기업의 선호 인재와 북한 이탈주민의 선호 직장 정보를 수집, 조정해야 취업 성공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중기중앙회는 북한이탈주민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 발굴에 더 힘써 형식적 채용박람회를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올해부터 박람회를 열기 전 기업과 지원자간 선호 정보를 조사해 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북한이탈주민 4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2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의 실업률은 19.9%로 일반국민의 실업률 2.9%(2012년 12월 기준)보다 7배 가량 높았다. 이들의 실업률은 지난 2009년 11월(실업률 8.7%)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 보고서에서 북한이탈주민의 근무기간은 1년 미만 근무자가 52.9%, 1년 이상 근무자는 47.1%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기준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2만521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