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창조경제 실현계획'의 후속조치로 벤처 1세대의 경험을 활용해 젊은 창업자 지원에 나섰다.
미래부는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벤처 1세대 활용 및 재기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벤처 1세대는 지난 1990년대 벤처 불모지였던 국내에 벤처 DNA를 확산시킨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가 사업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사회의 낙오자로 대접받고 있다. 현재 벤처기업의 수는 3만여개에 육박하지만 20~30대의 청년 벤처기업 CEO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미래부는 이번 추진 계획을 통해 벤처 1세대의 '성공'과 '성실한 실패'의 경험을 젊은 예비창업자와 초기 창업기업이 활용하고 나아가 벤처 1세대의 경험과 젊은 창업 아이디어가 결합되는 공동창업의 기반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번 계획은 ▲성실 실패를 경험한 벤처 1세대를 중심으로 멘토단 구성 ▲멘토링 프로그램 ▲벤처 1세대 포럼 운영 ▲벤처 1세대와 창업 동아리간 공동창업팀 운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성공이나 실패 여부와는 관계없이 벤처기업을 창업해 5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는 벤처 1세대를 대상으로 멘토단을 구성하고 내달 중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내에 사무실을 개소해 벤처 동아리의 창업 및 경영 컨설팅 지원과 초기 벤처기업의 현장 애로 등 상시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멘토단은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벤처기업협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등의 추천과 공개모집을 병행해 선발하고 벤처기업가정신(PEV) 교육, 윤리규정 준수 의무 등의 평가를 거쳐 전문 멘토 자격을 부여한다.
이어 올해 중 창업 준비단계에 있는 대학 창업동아리 20여개 팀을 멘티로 선발해 멘토 1명당 평균 2명의 멘티를 배정하고 우수한 아이디어와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팀은 글로벌 벤처지원센터와 연계해 해외진출까지도 지원한다.
미래부는 벤처 1세대의 성공과 실패 등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축적·확산하고 재기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 등을 발굴하기 위해 벤처 1세대, 대학, 투자기관, 법률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벤처 1세대 포럼도 운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ICT 분야 벤처를 창업했으나 기업을 성장시키지 못하고 타 분야로 전향했거나 현재 고정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실패 벤처인들의 재기와 벤처 동아리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위해 올해 시범적으로 실패 벤처 1세대와 창업 동아리간 공동창업팀을 운용할 계획이다.
또 신용불량 상태의 벤처 1세대의 재기 지원을 위해 재정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벤처동아리 등과 공동 창업시 투자하는 '재도전 전용펀드' 도입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카이스트 창업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는 여수아씨(26세)는 "지금까지 있었던 멘토링 사업들은 단기적이어서 맛보기 강의를 하는 느낌이었다"며 "대학생들이 아이디어나 열정은 있지만 실제로 창업을 했을 때 자금조달이나 회계 등 애로를 많이 겪는데 벤처 1세대의 도움으로 성공적인 창업에 도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도현 미래부 방송통신기반과장은 "이번 계획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벤처기업을 창업한 벤처 1세대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멘토가 아닌 멘토를 중심으로 상시적으로 지원하게 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부는 이번 계획으로 벤처 1세대의 현장 경험과 노하우가 국가의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돼 젊은 창업 희망자에게는 창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성실한 실패자에게는 재기의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도현 미래부 방송통신기반과장이 18일 미래부 브리핑실에서 '벤처 1세대 활용 및 재기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한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