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데이터센터 '각', 친환경의 첨단을 걷다

입력 : 2013-06-20 오후 6:38:24
[춘천=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여름 하루 중 가장 덥다는 오후 3시쯤 찾은 NHN(035420)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각(閣)’. 그린에너지 컨트롤센터 대형 화면에 나타나 있는 전력사용효율(PUE)는 1.12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 수치는 IDC에 공급되는 전기의 90%가 서버를 기동하는데 사용되고, 나머지 10%가 냉각이나 기타 사무 시설 가동 등에 쓰인다는 이야기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최첨단의 IDC의 평균 PUE인 1.2~1.3보다 더 낮은 수치다.
 
마른 수건에서 물기를 짜내듯, 에너지 절감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곳이 NHN의 IDC ‘각’이다.
 
◇친환경 에너지 사용과 에너지 절감, 안정성 3박자 갖춰진 IDC
 
20일 언론에 최초로 공개된 각은 춘천시 동면 구봉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축구장 7배 크기인 5만4229㎡ 의 부지(약 1만6000평) 위에 건립됐으며,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의 관리동인 본관 1개 동과 지하 2층 지상 3층의 서버관 3개 동 등 모두 4개 동으로 이뤄졌다.
 
춘천은 지난 30년간 한번도 지진이 없었을 정도로 IDC가 들어서기에 매우 안전한 지역이다. 여기에 주변에 소양강수력 발전소, 의양수력 발전소, 추천 수력발전소 등 다수의 수력 발전소가 위치해 있다.
 
대용량의 서버를 운영하는 IDC는 필연적으로 많은 전기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데, NHN은 원자력이나 화력발전에 의한 전기가 아닌 친환경 에너지인 수력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IDC의 위치를 춘천으로 선정했다.
 
여기에 지난 30년간 춘천의 연평균 기온은 11.1도로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수도권보다 1~2도 가량 낮고 풍량도 많다.
 
일반적으로 연평균 기온이 1도 정도 떨어질 때마다 IDC의 냉각 비용은 5% 가량 절약되므로, 연간 10% 가량의 냉각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지진에 대한 안정성과 친환경 에너지 사용, 냉각 에너지 사용 절감이라는 3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곳이 IDC 각이 위치한 춘천이다.
 
◇NHN IDC '각' 전경(사진제공=NHN)
◇마른 수건 짜내듯 에너지를 절약하는 IDC
 
IDC 각의 외관은 바깥쪽으로 나와 있는 화살표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최대한 많은 외부 공기를 안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구조다.
 
각의 서버실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에어컨이 단 한대도 없다. 전기를 사용해 인공적으로 찬바람을 만들어 내지 않고, 외부의 바람을 최대한 많이 끌어들여 서버룸의 더운 공기를 식힌다.
 
여기에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커스텀 서버가 사용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28도 정도에서 작동되는 다른 서버와 달리, 네이버 자체 제작 서버는 35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돼 상대적으로 더 좋은 냉각 효율로 IDC를 운영할 수 있다.
 
여기에 외부를 둘러싼 황토색의 알루미늄 루버는 각이라는 이름의 유례가 된 ‘장경각’의 형상을 나타낸다는 의미도 있지만, 외부에서 들어오는 태양열을 흡수해 건물 외부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서버실을 식히고 외부로 배출되는 열을 ‘폐열’이라고 하는데 각에서는 이 폐열을 활용해 난방과 식물을 키우는 ‘온실’을 운영한다.
 
또 IDC 외부를 감싸고 있는 도로 아래에 일종의 ‘온돌’ 역할을 하는 스노우멜팅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구축해 겨울에도 도로에 눈이 쌓이지 않도록 했다. 이는 만에 하나라도 발생할 수 있는 자동차 사고의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각은 국제적 친환경 인증제도인 ‘LEED’에서 IDC로서는 사상 최초로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Platinum) 인증을 획득했다.
◇각의 서버룸 (사진제공=NHN)
◇후세로 전할 이야기를 담는 첫번째 그릇, ‘각’
 
지난 10여년 간 NHN이 네이버 서비스를 통해 생성한 데이터는 약 180페타바이트(Peta Byte, 테라바이트의 1024배 크기)가량이다
 
IDC 각은 폭증하는 데이터 홍수 속에서 페타바이트를 넘어 제타바이트(Zeta Byte) 그 이상의 시대를 미리 대비함으로써, 이용자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해 영원히 후대까지 전하겠다는‘기록 보존’의 의지를 담고 있다.
 
네이버 이용자들은 초당 4000회 이상의 검색어를 입력해 정보를 찾고, 초당 2300통 가량의 메일을 서로 주고 받고 있다.
 
N드라이브 경우에는 매일 2000만개 이상의 사진이 업로드 되는데, N드라이브에 하루에 올라오는 데이터 양을 모두 따지면 400테라바이트(Tera Byte) 이상의 디지털 기록들이 새롭게 생성되고 있다.
 
박원기 IT서비스사업본부장은 “한글에 뿌리를 둔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의 자체 IDC 건립을 통해 한글로 된 디지털 자산을 지켜낼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한 셈”이라며 “한국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정보를 후대에 전달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데이터센터를 건립했다”고 밝혔다.
◇NHN의 직원들이 각의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N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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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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