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국기문란 사건에 대한 분노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이제 국회를 넘어 거리에서도 흘러나오는 중이다.
정치권 안팎의 이러한 기류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국정조사 논란이 국회 바깥에서도 점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진보정의당은 21일 원내정당으로는 처음으로 거리에 나가 마이크를 잡았다. 노회찬 공동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국정조사 즉각 실시 ▲국정원 전면개혁을 위한 대규모 국민선언을 주장했다.
127석의 제1야당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를 보이콧하고 원외투쟁에 나설 경우 민생법안을 외면했다는 새누리당의 공세가 부담인 상황이라 당장은 거리로 나오긴 힘들어 보인다.
(사진=박수현 기자)
대신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200여명의 관계자들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국정조사 촉구대회를 갖고 분위기를 돋우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첫 옥외집회다.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과 더불어 시민사회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특히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행보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표 전 교수는 이미 십만명이 넘는 네티즌들에게 국정조사를 청원하는 온라인 서명을 이끌어냈다.
20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과 함께 주요 인사 9인이 발표한 성명에도 동참했던 표 전 교수는 국정조사 요구가 외면받으면 국민들에게 서울광장에 집결하자고 호소할 계획이다.
대학가도 규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 등 전국 주요 대학들은 시국선언 추진과 동시에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규탄 집회를 벌이다 경찰에 전원 연행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은 이날 저녁엔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촛불집회도 개최키로 했다.
박 대통령의 침묵이 이어지고, 새누리당의 '적반하장'이 계속될 경우 대규모 역풍이 발화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정가의 태풍으로 떠오른 이번 사태의 전개에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