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3사는 STX다롄조선과 엔진, 해양중공 등 중국 내 자회사들이 현지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면서 빌린 자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채무 보증을 선 상황. 하지만 STX다롄은 유동성 부족으로 조업을 중단하고 장기 휴가에 들어간 지 오래다. 스스로 차입금을 상환할 능력을 잃고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STX)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STX조선그룹이 STX다롄(조선, 엔진, 해양중공)의 채무에 대해 보증을 선 금액은 총 1조2550억4800만원이다.
이중 STX조선해양이 ▲STX다롄조선 673억3700만원 ▲STX다롄엔진 2415억8300만원 ▲STX다롄해양중공 2684억2500만원 등 총 5773억45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STX중공업이 3663억3000만원, STX엔진이 3113억7300만원을 각각 분담하고 있다.
STX조선그룹이 보증을 선 채무는 중국국가개발은행, 중국건설은행, 공상은행, 교통은행 등 시중은행 10곳이 넘는다.
STX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삼각편대를 회생키로 사실상 결정한 상황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1조원이 넘는 거대한 채무규모와 중국 은행들과 복잡하게 얽힌 채무관계 등 새로운 장벽에 직면하게 됐다.
채권단이 이미 1조원 규모의 자금을 STX조선해양에 지급했고, 앞으로 2~3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더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STX다롄’이라는 변수는 분명 큰 부담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속내다.
아울러 국내 채권단 소속 은행들뿐 아니라 중국 은행들과도 STX조선그룹 중심의 구조조정이라는 큰 틀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점도 녹록치 않은 과제로 꼽힌다. 때문에 STX조선해양에 자금을 투입해 조선그룹 내 자금 선순환을 기대했던 채권단 입장에서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STX조선해양에 투입된 자금이 엔진과 중공업으로 흘러 들어가 멈췄던 현장작업을 재개해고, 선박 건조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려던 시도가 상황에 따라 무산될 수도 있게 된 것.
중국 은행들에 진 빚을 STX다롄이 상환하지 못할 경우 국내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에 지원한 자금이 중국 은행들에 의해 차압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STX다롄에 기자재 등을 납품하던 협력업체들의 대금 미지급 문제도 향후 채권단의 구조조정 작업의 난제로 꼽힌다. 현재 STX다롄과 거래하고 있는 49개 협력업체가 받아야 할 대금은 총 7억927만7424위안(1335억6400만원)에 달한다.
이번 STX다롄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매물로 내놓은 STX유럽 등 해외 계열사 매각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STX조선그룹 중 STX조선해양은 STX유럽 AS에 654억8200만원, STX엔진은 STX노르웨이 AS에 608억원의 채무 보증을 선 상태다. 이들 해외계열사들도 STX다롄과 비슷하게 현지 은행들과 채무 관계가 얽혀 있다.
현재 STX그룹 지주사인
STX(011810)는 STX핀란드와 STX프랑스 등 해외계열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다음달 발표될 STX조선해양에 대한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관리직에 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되 현장인력 감축은 최소화한다는 기본 틀이 재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STX조선해양이 자율협약 신청 당시 채권단에 전달한 자구안에는 해외자산 매각을 통한 사업 구조조정과 최대 절반에 이르는 인력 구조조정 안이 포함됐다.
구체적 범위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관리직 임원을 비롯해 팀장급 이상 상당수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며 "일단 STX조선해양에 대한 실사 결과가 나온 뒤 경영정상화 방안 도출 과정에서 (구조조정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