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최근 우리·KB 등 금융지주들이 인사태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인사의 '무풍지대'에 있는 은행들은 내실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점 방문을 확대하는가 하면 직원들과의 소통에 역점을 두고 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이 직접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지난 19일 인천지역본부 35개 거래 기업과 '윈윈(win-win)' 행사를 가졌다.
지역본부별로 거래업체들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진행되고 있는 윈윈 행사는 김 행장과 각 점포 지점장, 거래 업체 대표들이 친목을 도모하는 중요한 모임이다.
요즘처럼 기업고객을 신규로 확보하기 어려운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행장이 직접 참석하는 이같은 모임은 지점 영업에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1월30일 부산 소재 중소기업을 방문해 공장과 제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하나은행)
김 행장은 이틀 뒤인 21일 출근길에는 경수본부로 향했다.
이날 김 행장은 골판지 제조업체인 태림포장공업,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인지콘트롤스와 새한산업 등 경기도 시흥시 소재 중소기업 3곳을 방문해 기업 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김 행장은 지난 1월 부산·경남 지점 방문을 시작으로 틈만 나면 지점 방문에 나서 호남, 충청을 거쳐 지난주까지 경기·인천지역 방문을 마쳤다. 상반기 내내 전국을 누빈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행장님의 지점 방문은 일상"이라며 "지점 방문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거래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 현장에서 필요한 금융지원 방안을 함께 고민한다"고 말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의 영업점 방문 일정도 빼곡하다.
윤 행장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침 출근길마다 영업점에 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시작 전 직원들과 만나 은행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기 위해서다.
그는 특히 소통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에 나서고 있다.
영업 실적이 우수하거나 주변 평가가 좋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루 한 차례 이상 직접 전화를 걸어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주말에는 직원들과 함께 운동을 하거나 직원들의 단합 모임에 참석하기도 한다.
본점 직원들과는 오후에 티타임을 가지기도 하지만 직원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없으면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윤 행장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직원들과 소통하려고 한다"며 "직원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르면 은행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소통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직원들과의 소통 확대를 위해 지난달부터 한동우 지주회장과의 '따뜻한 점심' 이벤트를 열고 있다.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회장님, 밥 한번 사주세요'라는 이벤트를 실시해 한 회장과 오찬을 함께 할 35명의 직원을 선정했다. 600여 명의 직원들이 응모해 경쟁률만도 18:1에 달했다.
'밥 자리'는 허심탄회하게 현장의 목소리를 듣길 원했던 한 회장이 직접 생각해 낸 아이디어다.
한 회장은 지난달 22일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젊은 직원들과 함께 첫 점심 자리를 가진데 이어 이달 21일에는 직원들과의 두 번째 식사 모임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제주도에서부터 올라온 제주은행 직원을 포함해 신한금융 계열사 직원 6명이 초대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평소 회장님과 식사자리를 갖기 어려운 만큼 직원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이번 식사 이벤트는 앞으로 4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