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이사회에서 TV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해 논의하려던 KBS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야당 추천 이사들이 “KBS 집행부의 일방적인 수신료 인상 밀어붙이기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기 떄문이다. KBS는 이사회가 아닌 간담회를 열자고 제의했지만 야당 이사들이 끝내 불참 입장을 고수해 간담회조차 파행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KBS 야당 추천 이사(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들은 26일 성명을 내고 “이사회 내부의 충분한 토론과 합의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 수신료 인상안 논의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며 “수신료를 징수하는 방송사로서 어떻게 대국민 서비스를 확대,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한 후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는 것이 순리”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수신료는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이라며 “국민 모두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인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KBS 야당 이사들은 수신료 인상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다만 공론의 장 제공과 국민의 문화후생을 확대, 이를 위한 기본은 보도 공정성 극대화와 제작 자율성 보장의 제도화 등 공영방송의 기본 책무가 우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현 KBS 집행부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엄혹한 시기에 조직을 대폭 확대한 KBS를 일반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지 겸허한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 19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KBS이사회는 조직을 확대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의결했다.
야당 이사들이 이날 오후 4시에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도 전원 불참한다고 밝히자 KBS는 한 발 물러서 간담회로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야당 이사들이 보이콧 입장을 고수하면서 간담회조차 여당 단독으로 개최될 전망이다.
야당 이사들은 향후에도 KBS의 독단적인 수신료 인상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수신료 금액 결정의 주체는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나 KBS 사장이 아닌 ‘이사회’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TV 수신료 인상안을 둘러싼 내부 진통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