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와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가 지난 4월 드림식스 배구단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최근 드림식스 남자배구단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을 내비쳐 배구계에 혼란을 가져온 우리카드가 약속대로 드림식스 배구단을 인수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6일 "우리카드가 연맹과의 양수·양도계약에 따라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구연맹은 최근 우리카드가 구단 인수를 포기할 움직임을 내비쳐 논란이 일자 지난 21일 우리카드에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관련 공식입장 요청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 26일 낮 12시까지 공식입장을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우리카드는 이날 정오가 임박해 공식 입장표명 시한을 오후 6시까지로 한 차례 늦춰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이같은 결정을 연맹에 알렸다.
드림식스는 2011년 모기업 우리캐피탈을 인수한 주체인 전북은행이 배구단 운영을 포기하면서 2년동안 배구연맹의 관리를 받았다.
그러다가 지난 3월 아프로파이낸셜그룹(브랜드명 러시앤캐시)을 따돌린 우리카드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배구연맹 소속 12개 구단주들은 지난 시즌 드림식스 네이밍 스폰서로 참가한 러시앤캐시의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하려면 신뢰도 높고 명망 있는 기업이 배구판에 들어와야 한다며 후발주자인 우리카드를 택했다.
우리카드도 지난달 2일 '아시아의 거포' 출신인 강만수 씨와 2년간 감독 계약을 하면서 순조롭게 구단의 인수를 준비했다.
하지만 우리카드가 소속된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추진과 맞물리면서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신임 회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배구단을 운영할 여력이 없다"고 선언하며 인수 포기 가능성을 직접 언급해 배구계를 강력하게 뒤흔든 것이다. 심지어 구단 인수를 포기할 경우 내도록 계약된 위약금인 60억원을 지급하지 않으려 꾀하는 움직임도 포착돼 배구계의 신뢰는 물론 우리카드의 이미지에도 심각한 흡집이 났다.
우리카드가 오는 8월1일까지 드림식스를 인수하지 않을 경우 ▲가입금(4억원) ▲배구발전기금(16억원) ▲서울 연고권료(20억원) 등 구단 양수·양도 계약 관련 인수금액 총 40억원의 150%인 60억원을 연맹에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우리카드는 연맹에 이미 20억 원을 냈다.
우리카드는 배구단 인수포기 시 지불해야 할 위약금 외에도 '구단을 운영할 의지가 있기는 한가'란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결국 우리카드의 드림식스 인수를 계약대로 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카드가 끝까지 배구단을 운영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미지수다. 일부에선 위약금과 여론에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일단 구단을 창단한 후 다른 인수기업을 찾을 생각이 아니냐는 시선도 없지 않다.
한편 배구연맹은 오는 27일 오전 9시부터 연맹 사무국(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서 예정대로 긴급이사회를 열고 향후 우리카드의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 일정 등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