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시.컨벤션산업의 핵심 기반시설인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Bexco)가 6년 연속 흑자행진을 마감하고 올해 적자로 전환될 처지에 놓여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부지의 무상사용이 불가능해진데다 건물을 부산시에 기부채납해야 해 감가상각비 부담이 2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16일 부산시와 ㈜벡스코에 따르면 2001년에 문을 연 벡스코는 시 소유 부지 12만4000여㎡를 무상으로 빌려 전시장과 컨벤션홀 등을 지어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해 12월 31일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이 개정돼 올해부터는 연간 24억원의 부지 사용료를 부산시에 내야 한다.
또 전체 공사비 대부분을 부산시가 댄 컨벤션 건물의 사용료로 연간 4억여원을 내야 한다.
게다가 시유지 등 공유재산에 영구 시설물을 지은 경우 준공과 동시에 기부채납해야 한다는 법 규정에 따라 벡스코는 전시장 건물 등을 조만간 부산시에 기부채납해야 한다.
부산시는 조만간 공유재산관리계획을 변경한 뒤 시의회에 제출, 의결되면 3월에 기부채납받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벡스코는 기부채납한 건물을 20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건물의 감가상각비 부담이 종전의 2배로 늘어나는 문제가 생긴다.
지난 해까지는 건물수명 50년을 기준으로 매년 24억원 가량을 감가상각비로 적립했지만 올해부터는 2배인 48억원을 적립해야 한다.
현재 벡스코 건물의 잔존가치 960억원을 20년만에 모두 상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벡스코가 올해부터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건물 사용료와 감가상각비는 매년 28억~30억원에 이른다.
이는 벡스코의 연간 흑자규모 5억여원의 6배에 해당해 올해부터 적자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벡스코측은 밝혔다.
벡스코가 적자로 돌아설 경우 대외적인 신용도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비용절감을 위해 국내외 마케팅 활동이 위축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벡스코는 적자규모를 줄이기 위해 올해 전략사업팀을 신설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나서는 등 비상경영에 나섰다.
벡스코 관계자는 "전시.컨벤션센터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큰 공익적 시설로 적자가 계속되면 대규모 국제회의를 유치하기 위한 해외 마케팅 등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자구노력만으로는 매년 3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메우는 것이 불가능해 정부나 시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동북아시아 국제회의 및 전시산업 중심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벡스코의 역할증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컨벤션건물의 위탁운영을 벡스코에 맡겨 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