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헬스케어사로 거듭..묘수인가 무리수인가

입력 : 2013-06-27 오후 5:17:02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한독약품(002390)이 내달 1일 사명을 ‘한독’으로 변경한다.
 
의약품 위주의 제약사에서 벗어나 질병의 예측, 예방, 진단 등 건강 증진을 위한 토탈헬스케어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과감히 '약품'을 사명에서 뗐다.
 
제약업계 가운데 사명을 변경하는 것은 한독약품이 처음이다. 약가인하와 불법 리베이트 파문 등이 제약업계의 고질병으로 자리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은 “지금은 제약업계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능동적으로 변화에 대처하겠다는 얘기다.
  
◇한독약품이 내달 1일 사명을 ‘한독’으로 변경한다. 제약업계에서 사명을 변경한 것은 한독약품이 처음이다.(사진=한독약품 제공)
 
한독약품은 그 일환으로 올 하반기 숙취음료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한독약품 관계자는 27일 “숙취 해소와 간 기능을 개선하는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숙취음료 시장은 불황과 절주 문화에도 불구하고, 제형 다양화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 1000억원, 2011년 1500억원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엔 2300억원 규모로 시장이 급성장했다.  
 
현재 숙취음료 시장에서의 최강자는 CJ ‘컨디션’과 동아제약 ‘모닝케어’다. 특히 '컨디션'은 지난해 기준 50.2%의 시장 점유율을 보일 정도로 절대강자로 자리 잡았다. 기존 강자들이 버티고 있는 숙취음료 시장에서 한독이 공간을 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함께 한독약품은 의료용 특수영양식 사업도 진행한다. 이미 올해 초 글로벌 특수영양 식품사인 뉴트리시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네오케이트’를 비롯한 9종의 특수의료용 식품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뉴트리시아는 세계 최대 유제품 업체인 프랑스 다농의 자회사로, 한독약품은 앞으로 국내에 출시되는 ‘네오케이트’ 제품에 대한 국내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네오케이트’는 100% 아미노산으로 조성된 특수 분유로 단백질 소화 및 흡수가 원활하지 않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용 제품이다. 이 사업은 초기 단계인 만큼 시장 규모는 형성되지 않았다.
 
한독약품 관계자는 "글로벌 의료 영양식을 국내에 원활히 공급함으로써 국내 환자들의 적극적인 영양관리를 돕고 치료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기존 헬스케어 기업들은 최근 제약업계의 사업 확대와 관련해 불투명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철저한 준비 없이 막연하게 시장에 뛰어들 경우 경쟁력 자체도 없을 뿐더러 나눠먹기 경쟁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물론 시장의 파이가 한정된 만큼 새로운 진출자들이 등장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최영훈 GE초음파 대표이사는 최근 <뉴스토마토>와 만난 자리에서 “제약업계가 헬스케어 사업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진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특별한 차별성 없이 기존 시장의 파이만 고려한 진입 전략은 결국 기업 간의 '제살 깎아먹기' 경쟁밖에 안 될 것”이라고 심드렁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GE는 지난해 헬스케어 사업 부문에서만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이 분야 대표기업으로 자리잡은 강자다.
 
다만 그는 제약업계가 혁신으로 무장, 새로운 제품을 들고 시장에 뛰어들 경우 상황은 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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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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