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社 “성장성 높인다“..타법인 지분 취득 잇따라

입력 : 2013-06-27 오후 4:15:58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오히려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성 확보에 나서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있어 주목된다.
 
(사진=뉴스토마토)
 
다만, 적자 경영 상태인 기업들의 무리한 M&A 추진은 코스닥시장 퇴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에 나선 기업은 총 73개사.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7개)보다 55.3% 급증한 수치다.
 
CJ오쇼핑(035760)은 지난 25일 종합유선 방송 사업자(SO)인 계열사 CJ헬로비전(037560)이 한국케이블TV호남방송의 주식 156만7409주를 1239억원에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배회사의 연결자산총액의 5.2%에 달하는 규모다.
 
회사측은 "이번 타법인 주식 취득은 신규 SO 인수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전소 경상정비 전문 기업인 금화피에스시(036190)도 지난 19일 사업 다각화를 이유로 발전소 유지보수 사업체인 맥스파워의 지분 20만주(100%)를 239억5000만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금액은 자기자본의 25.9%에 달하는 규모로 취득예정 날짜는 오는 7월17일이다.
 
반도체 테스트 핸들러 전문기업 테크윙(089030) 역시 지난 17일 역시 이엔씨테크놀로지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와 구주 인수로 46만1540주(78.95%)를 인수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회사측은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설비 분야로의 사업다각화를 통해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덕산하이메탈(077360), 디젠스(113810), 도이치모터스(067990), 키이스트(054780), 아이에스이커머스(069920) 등도 사업 다각화와 해외사업 진출 등의 이유로 타법인과 계열사의 지분 취득에 나섰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보유 주식이나 자산을 팔아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과 달리 이들 상장사들이 오히려 M&A에 나서는 것은 기업들이 성장이 둔화된 영향이 크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당장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주력 사업을 강화해 규모의 경제를 확고히 하거나 돈이 되는 신규 사업을 찾아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려는 것.
 
한 증권사 스몰캡 팀장은 "상장사의 상황이 다 다르지만, 코스닥 상장사들이 M&A에 나서는 것에 성장성 둔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사내에 유보하는 상황에서 M&A에 나서는 것은 시너지 효과를 보겠다는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기존 사업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M&A는 향후 신규 사업이 가시화될 경우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무리한 M&A 추진은 코스닥시장의 퇴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해당 상장사의 현금 유동성과 사업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해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최석원 신한금융투자 스몰캡 팀장은 "동종 사업의 벨류체인 확대와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의 출자와 인수의 경우에는 주가에 우호적"이라며 "하지만, 실적이 안 좋은 상황에서 투자 목적 자체가 의심스러운 M&A는 폭탄을 떠안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이어 "해당 상장사의 내부자가 아니면 M&A을 통한 미래 계획이나 파급 효과에 대해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별 투자건에 대해 심도있는 분석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증권사 스몰캡 담당자도 "경기 침체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상장사들이 최근 M&A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해당 상장사의 현금 유동성과 사업 시너지 효과 등을 살피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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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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