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공시제도 '있으나마나'

펀드매니저 공시는 비교적 '양호'

입력 : 2013-07-01 오후 6:15:0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금융투자협회의 공시 서비스가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협에서 적극적으로 관리를 하지 않는 데다 증권사에서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금투협에 보고 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됐다는 지적이다.
 
◇애널 책임감 제고 및 투명한 정보 제공 위해 도입
 
1일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2010년 8월9일부터 전자공시서비스(dis.kofia.or.kr)를 통해 애널리스트 종합 공시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제도는 애널리스트의 인적 정보와 리포트 발간 내역이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중요한 기초가 된다는 데서 착안했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금투협에서 자율 공시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당시 애널리스트의 높은 이직률이 문제가 됐다. 애널리스트들의 이직 횟수가 많을수록 본인이 발간한 리포트에 대한 책임감이 적어지고 심층 분석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 2005~2009년 국내 애널리스트의 연평균 이직률은 41%로, 국내 산업별 이직률이 3% 이내인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2010년에는 애널리스트를 사칭하는 무자격자들이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 추천을 지속하면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따라서 금투협은 보유하고 있는 전문인력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애널리스트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공시시스템을 구축했다.
 
◇애널 공시 있으면 뭐하나..기초 정보만 제공
 
이처럼 투자자 보호 강화와 정보 제공 확대를 위해 마련한 애널리스트 공시제도가 시행된 지 3년이 돼 가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애널리스트가 얼마나 자주 이직을 하는지, 어느 회사에서 근무를 했었는지, 근무 경력은 얼마나 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재는 각 증권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정보와 같은 수준만 제공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애널리스트공시 사이트에서 A증권사 A연구원에 대해 제공되는 정보
 
우선, 공시 사이트에는 애널리스트의 정확한 경력 확인이 불가능하다. 2006년 이전 경력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근무한 해외법상의 애널리스트 경력 역시 마찬가지다.
 
공식적으로 연구원 등록제가 시행되기 전 내용은 공신력이 없다는 이유에서 아예 기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즉, 1990년부터 근무한 A 애널리스트와 2006년부터 근무를 한 B 애널리스트의 경력이 같은 것으로 공시에서 확인되는 셈이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과거 애널리스트가 근무했던 회사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 조모(48세) 씨는 "기업이 구직자의 이력서를 받는 것은 채용하려는 분야와 관련된 경험을 파악하기 위한 것인 것처럼 애널리스트도 마찬가지인데 사이트에 가도 회사가 '****'로 처리돼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공시를 하려는 건지 하는 척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금투협은 증권사별 소속 애널리스트의 전체 명단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되, 애널리스트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름·생년월일·협회등록번호·현재 소속된 금융투자회사명 및 근무 일수 등 기본 정보만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펀드매니저 공시는 내실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별 ▲펀드별 ▲펀드매니저별 각각의 수와 평균 근무기간, 최근 3개월 변경 횟수, 펀드 매너저 1인당 펀드수·설정원본, 수탁고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또 펀드매너저별로 과거와 현재 어떤 펀드를 운용했는지 내역과 수익률, 운용기간, 보수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금투협 관계자는 "펀드는 누가 어떤 펀드를 얼마나 운용했는지가 중요한 투자 잣대가 되지만 상대적으로 애널리스트는 과거 이력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공시 항목을 최소화 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참여 저조도 공시 부실의 한 요인이다. 자율 공시다보니 애널리스트 변동 사항이 있을 때마다 각 증권사에 금투협에 신고해야하지만 대부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금투협 공시에 애널리스트 인원에 오차가 있다. 더 이상 애널리스트가 아닌 사람이 애널리스트로 검색되기도 하고, 이직을 했지만 여전히 예전 회사로 검색되는 사람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투협에서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아서 증권업계에서는 대부분 다른 사이트를 통해 애널리스트 정보를 주고 받는다"며 "금투협 사이트는 각 증권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해 사실상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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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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