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치공작’ 침묵하는 박 대통령에 비판 잇따라

입력 : 2013-07-02 오후 3:50:49
[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뒤 이틀째인 2일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 대통령의 방중 직전 여당 선거캠프 지도부와 국정원의 '관권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파장이 확산되자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는 야권과 시민사회 단체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랐지만 청와대는 무반응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 이정현 홍보수석을 통해 “국가정보원에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여야가 제기한 국정원 관련 문제들에 대해 국민 앞에 의혹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그 절차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나설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회가 논의해서 할일이다"라면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청와대는 여당과 국정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특별한 입장이 없다"면서 입을 다물고 있다.
 
이에 대해 야권은 박 대통령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지금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논란보다는 국정원이 무리수를 둬 가면서까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한 진짜 이유가 무엇인가, 또 더 이상 이런 논란을 벗어날 여야 간의 합의가 무엇인가라고 하는 점"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그동안 법치주의를 짓밟고 대한민국의 위상과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국정원의 행동은 반드시 책임져야 하고 국정원 개혁도 철저하게 이뤄내야 한다"며 "이 부분에 관한 박근혜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중차대한 일에 대해서 중요한 시점에 과거의 국정원의 잘못에 대해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부터 국정조사에 들어가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입을 꾹 닫기로 작정한 듯 하다"며 "우리 국민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태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취임한 지 넉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시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다"며 "국정원이 앞장서서 대선에 개입하고 이에 집권여당이 깊숙하게 연관되었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이명박 정권은 임기 내내 ‘불통’의 상징이었는데 이제 반년도 되지 않아 박근혜 정권이 더하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며 "소통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촛불에 박근혜 대통령이 즉시 답을 내놓을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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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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