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청와대와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크게 부각하고 있는 가운데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당내 회의에서 다른 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은 3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중국 지도층에 북한 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우리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한중 관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됐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방중이었다”고 칭찬한 뒤 “북핵 문제 엄중성에 대한 중국의 인식은 우리와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간은 흘러가고 있는데 북핵문제 해결이 답보 상태에 빠질 것 같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강조하고 있는 '북핵해결 한중 공감대'라는 핵심적 방중 성과를 사실상 크게 인정하지 않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후 “어떠한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보유는 용인할 수 없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했다”며 “북한의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 안정 유지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함을 확인하고, 이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이 북핵 불용 원칙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말과 달리 중국은 공동성명에서 ‘북핵 불용’대신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의 핵무장은 물론이고 한국을 포함해 한반도 전체에서 핵 전력을 도입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중국은 한미간 군사훈련에 핵잠수함이나 핵항모가 참여하는 것도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방중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중국측 의도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청와대가 박 대통령에 유리한 방향으로 중국의 입장을 해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몽준 의원의 발언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또 정 의원은 박 대통령의 방중으로 중국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한중 정상 회담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우리에게 큰 숙제를 남겼다”며 “중국과 관계를 긴밀히 유지하면서 강대국 영향력에 종속되는 핀란드화 과정에 빠져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외교적 과제”라고 설명했다.
(사진=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