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산업을 변화시키는데 매우 늦었다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경쟁사보다 늦게 페이스북 게임 플랫폼에 뛰어 들었지만 PC와 모바일의 크로스 플랫폼 게임의 가능성을 미리 엿보고 긴밀하게 움직였습니다.(토미 팜, 영국 킹社 모바일 크로스 플랫폼 부문 구루(Guru, 조언자))”
게임산업의 신기술을 소개하는 컨퍼런스인 '게임테크 2013'가 서울시 학동 건설회관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3일 개막했다.
이 자리에서 영국의 게임회사인 킹사의 토미 팜 구루, 미국의 게임제작 엔진 개발사인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는 멀티플랫폼이 향후 게임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미 팜 킹社 모바일 크로스 플랫폼 부문 구루(왼쪽),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사진 = 최준호 기자)
◇ 캔디의 ‘달콤한 성공’은 끊임없는 플랫폼 연구의 결과
페이스북을 통해 스마트폰·PC·태블릿 등 멀티플랫폼으로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인 '캔디 크러시 사가'로 유명한 킹사는 지난 2003년부터 150개 이상의 캐주얼 게임을 제작해온 회사다.
킹사가 멀티플랫폼 전략을 향후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은 지난 2009년 10월의 일이다.
자신들이 게임을 제공했던 PC플랫폼인 포털 '야후'의 게임 카테고리에 방문자가 줄어들고, 그 트래픽이 페이스북과 모바일로 옮겨가는 것을 보고 새로운 선택을 할 시점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후 킹사는 사내에 있는 수십 개의 2~3명 규모의 소규모 개발자팀을 활용해 페이스북에 맞는 다양한 게임들을 테스트했고, 지난 2011년 4월에 6개의 페이스북용 게임을 처음 출시했다.
이후 1년간 킹사는 지속적으로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현재 미국에서 모바일 게임 순위 1·2위를 다투는 캔디 크러시 사가를 지난해 4월 출시했다.
◇ 캐디 크러시 사가(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토미 팜 구루는 멀티플랫폼 게임인 캔디 크러시 사가의 성공요인을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에 적합한 '편의성'과 적절한 게임 난의도 조절, PC와 모바일에서의 각각 다른 마케팅 접근 방법 등을 뽑았다.
그는 "PC와는 다르게 모바일에서는 손가락 하나 만으로도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는 오랜 노력 끝에 '캔디 크러시 사가'에서 이런 편의성을 구현했다"며 “또 적절한 난의도 조절로 이 게임의 최종 스테이지인 385단계까지 도달한 이용자의 70%가 무료로 이 게임을 이용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PC에서는 소셜 네트워크 기반의 바이럴 마케팅이 중요하지만, 모바일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노출 발생 빈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온라인 게임사, 태블릿·콘솔 시장 주목해야
PC온라인 게임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플랫폼, 특히 한국이 장점이 있는MMORPG(다중접속역할 수행게임)의 경우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태블릿 시장과 PC와 개발환경과 유료화 모델이 닮아가고 있는 비디오 게임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캔디 크러시 사가처럼 단순한 조작을 바탕으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임들도 있지만, 급격하게 사양이 발전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특화된 MMORPG 게임들도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임테크 2013 컨퍼런스 전경(사진=최준호 기자)
'게임 기술의 미래(A talk about the future of game technologies)'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PC온라인 게임들이 급격하게 모바일과 태블릿, 비디오 게임으로 플랫폼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사의 최신 게임 그래픽 기술을 시연한 스위니 CEO는 “이 화면은 지포스GTX680이라는 하이엔드(최고사양)급 그래픽카드로 시연한 것이지만 향후 몇 년 안에 태블릿 등에서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도 기술적으로 PC온라인 게임사들이 게임을 만들기 이전 버전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오큘러스사의 ‘리프트’와 같은 가상현실 기기나 구글 글라스와 같은 증강현실(AR)기기들 또한 게임의 가능성과 즐길 거리를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게임이 줄 수 있는 재미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