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이집트 군부가 첫 이슬람출신 대통령인 모하메드 무르시의 권한을 박탈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내전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타흐리르 광장 <사진제공=유튜브>
3일(현지시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국방부 장관은 국영 TV 생방송에서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했다"며 "헌법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군부는 무르시 대통령이 48시간 안에 정치적 혼란을 바로잡지 못하면 사태에 개입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내렸으나 무르시가 거부 의사를 밝히자 군부가 행동에 나선 것이다.
현재까지 무르시는 군 시설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의 지지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군부의 발표에 즉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무르시는 알자지라 TV에 나와 "군부의 발표를 받아들일수 없으며 나는 여전히 대통령"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총선거가 열리기 전에 반대 측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부가 무르시를 축출했다는 소식에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있던 수만 명의 시위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카이로에서 근무하는 무함마드 러민 시소코(24)는 "나는 두 번 다시 이슬람 지도자를 뽑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서민들의 삶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대로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알라 아불 나스르 가마아 이슬라미야 단체 대표는 "무르시의 실각은 무슬림형제단의 이력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모든 집단은 아니지만 몇몇 이슬람 세력은 물리력을 동원해 맞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군부 성명 직전, 무슬림형제단의 고위간부는 쿠데타가 발발하면 민주주의가 이슬람과 양립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줄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군부가 무르시를 지지하는 이슬람세력과 무르시 퇴진을 주장했던 자유주의 진영과 좌파세력들을 규합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