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한 것을 두고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민주적 절차의 이행을 촉구하는 반면, 중동국가에서는 군부개입을 지지하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 광장 사진제공=유투브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압델 파타 알 시시 이집트 국방장관은 TV 연설을 통해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하고 헌법 효력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무르시 대통령이 1년 만에 반정부 시위와 군부의 저항에 못 이겨 밀려난 것이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집트 군부의 결정을 우려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민주적 절차를 통해 구성된 정부로 돌아가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법적 절차 없이 구금하지 말아야 하며 평화적 집회와 공정한 재판 등 이집트의 남녀 모두의 권리를 보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도 빠른 시일내에 민주적 절차를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애쉬튼 EU외무 안보 정책위원은 “자유롭고 공정한 대통령 및 의회 선거를 실시하고 헌법 승인 등을 포함한 민주적 절차가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그것이 이집트가 민주주의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도 “영국은 민주주의사회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군사개입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복원하기 위한 리더십과 비전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이집트 군부 개입을 지지하는 나라들도 만만치 않다.
바라르 알 아시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집트 사태는 정치적으로 변질된 이슬람의 종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군부 개입을 지지했다.
옴란 알 주비 시리아 공보장관은 앞서 “이집트 사태를 해결하는 것은 무르시 대통령이 사퇴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도 임시 대통령직을 맡게 된 아딜 만수르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성명을 통해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이집트를 지도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며 “맡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신의 도움이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 역시 무르시 축출과 군부 개입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이집트의 군부는 강한 보호자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도 위기를 잘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