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인 "한시름 덜었다!"

북한의 방북 허용 이어 정부, 실무회담 제안
개성공단 "정부 제안 환영..9일 방북"

입력 : 2013-07-04 오후 4:18:16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개성공단 일부 기업인들이 '설비이전' 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낸지 8~9시간만에 북측이 방북을 허용하고 실무회담 논의가 이어지면서 상황은 하루만에 급반전됐다. 전날만해도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난하며 정상화를 촉구했지만 이제는 공단 정상화에 대한 희망을 다시 가질 수 있게 됐다.  
 
기업인들은 남북 화해 기류를 반기는 기색이다. 다만 지난 달 실무회담이 무산된 바 있어 마음을 놓치 못하는 눈치다. "조금 더 지켜봐야하지 않겠냐"며 신중한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개성공단 정상화 비상대책회의(비대위)는 북한의 방북 허용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4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 마련된 비대위 사무실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북측의 이번 통지문에 대한 우리정부의 남북실무회담 제의를 환영한다"면서 회담의 성공적인 결실을 기원했다.
 
이어 "9일자로 방북신청을 할 것"이라며 "남북 양측이 이에 맞는 절차를 밟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는 4일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당국간 실무회담을 오는 6일 판문점에서 개최하자고 북한에 제안했다. 우리 측은 국장급을 수석대표로 총3명의 대표단을 구성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의 제의는 전날인 3일 북측이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허용을 전해온데 따른 것이다. 통일부의 실무회담 제의 소식이 알려졌지만 이들은 쉽게 들뜨거나 흥분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지난번에도 다 되는 줄 알고 기대했지만 끝에 가서 성사되지 않았다"면서 "회담이라는 것이 워낙 변수가 많으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상황이 개선돼 다행"이라는 뜻을 전했다.
 
이날 비대위는 남북 실무회담과 공단 정상화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만큼 전날 주장했던 설비 이전문제에 대해서는 보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인 3일 개성공단 내 기계·전자·부품 기업인들은 정부의 조치가 없을 경우 설비를 국내·외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오는 9일 방북이 승인되면 20~30명 가량 방북해 각회사에 대한 설비를 확인하면서 상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장마철이라 하루하루가 시급하다는 것. 설비를 보수하고 재가동하는데는 기업에 따라 1~2주부터 한달까지 준비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실무회담과 별도로 정부가 방북을 먼저 승인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충돌도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학권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90일동안 단절되어 있었기 때문에 절차상의 실무협상과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4일 여의도 중앙회에서 열린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긴급회의에서 기업인들이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비대위의 20명 가량은 이날 출발하기로 예정된 국토대행진에 참석하기 위해 오늘 새벽에 부산에 내려갈 예정이었지만 3일 저녁 북한의 방북허용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히 긴급회의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옥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은 개성공단의 정상화"라면서 "공단 정상화를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한편 법인장들로 구성된 개성공단근로자협의회를 비롯한 개성공단 입주기업관계자들은 이날 부산역에서 출정식을 열고 국토대행진을 시작했다. 개성공단의 현실을 알리는 전단지 1만여장을 제작해 여정길에서 만난 국민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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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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