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머리숙여 사죄합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을 농락하고 비판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글이 공개돼 많은 비판을 받은 후 이틀만이다.
기성용은 5일 에이전트(추연구 C2글로벌 이사)를 통해 사과문을 내고 "바르지 않은 행동으로 많은 팬들과 축구 관계자에게 걱정을 끼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C2글로벌은 기성용이 사과문을 네덜란드의 훈련장에서 직접 적어 보내왔다고 밝혔다. 현재 기성용은 소속 구단인 스완지 시티 전지훈련 일정에 참여하고 있다.
이어서 "문제가 된 개인 페이스북은 1년전까지 지인들과 사용하던 계정으로 공개 목적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비밀 공간에 개인적 생각을 짧은 글로 옮기는 것까지 문제를 삼을 수는 없다는 취지의 말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기성용은 "이유가 어쨌든 국가대표팀 일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말들이 전해졌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치기 어린 제 글로 상처가 크셨을 최강희 감독님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앞으로 축구에 전념해 팬들과 축구관계자들의 걱정을 불식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는 말로 짧은 분량의 사과문을 마무리했다.
기성용은 지난해 2월29일 치러진 쿠웨이트 상대의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을 전후해 자신의 비밀 페이스북 계정 타임라인 상에 최강희 감독에 대한 비난과 조롱의 글을 수차례 남겼다. 더불어 대표팀을 실업축구에 비유하고 감독을 하대하는 등의 저급한 글도 게시했다. 이때문에 기성용은 최근 불거진 한국 축구대표 선수단의 불화에 핵심인물이란 추정과 함께 여론의 십자포화를 당하고 있다.
기성용은 경기 이전에는 "소집 전부터 갈구더니 이제는 못하기만을 바라겠네 님아ㅋㅋㅋ 재밌겠네ㅋㅋㅋ"란 내용의 글을 게재했고 쿠웨이트에 2대0으로 이긴 후에는 "사실 전반부터 나가지 못해 정말 충격 먹고 실망했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이 느꼈을 거다. 해외파의 필요성을. 우리를 건들지 말았어야 됐고 다음부턴 그 오만한 모습 보이지 않길 바란다. 그러다 다친다"라는 경고의 글을 적었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3일 유명 축구전문 칼럼니스트가 폭로하며 공개됐다. 이후 축구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폭발적인 파문을 일으켰고, 기성용을 향해서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앞서 그는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3연전 A대표팀 소집 명단에서 빠진 직후 트위터 상에 "리더는 묵직해야한다.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드는 것은 리더의 자격이 없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오해를 불렀다.
기성용의 트윗은 최 감독을 겨냥해서 작성된 발언이란 해석이 뒤따랐다. 논란이 불거지자 그는 "(교회) 설교 말씀 중 일부였다"라는 내용의 석연찮은 해명을 남긴 바 있다.
중앙 미드필더를 맡은 기성용은 국내 프로축구 FC서울에서 뛰다가 2010년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해 해외파 생활을 시작했다. 셀틱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인 그는 지난시즌 스완지 시티로 이적했고 이후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대표적인 축구스타로 부상했다.
최근에는 배우 한혜진과 결혼하며 이슈 메이커로 주가를 올렸다. 다만 기성용은 성숙하지 못한 SNS 사용으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현재의 명성에 꽤 심각한 오점을 남겼다.
◇기성용 사과문 전문
기성용입니다. 무엇보다 저의 바르지 않은 행동으로 걱정을 끼쳐드린 많은 팬들과 축구 관계자 여러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이번에 불거진 저의 개인 페이스북 글에 관련한 문제는 모두 저의 불찰입니다. 해당 페이스북은 제가 1년쯤 전까지 지인들과의 사이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공개의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유가 어쨌든 간에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서 해서는 안될 말들이 전해졌습니다.
이 점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또한 치기 어린 저의 글로 상처가 크셨을 최강희 감독님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저는 더욱 축구에 전념하여 지금까지 보여주신 팬들과 축구 관계자 여러분의 걱정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