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미국의 출구전략 가시화로 국제투자자금 흐름이 불안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은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유출에 따른 위기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7일 '신흥국에 타격 클 미국 출구전략 한국의 방어벽은 높은편'이란 보고서를 통해 "지난 5~6월 중 발생한 버냉키 쇼크에 따른 국내금융 변수의 불안 정도는 대체로 신흥국내에서 중간 정도 위치"라며 "외부충격에 대한 국내 금융시장 민감도는 과거에 비해 축소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지난 5월 22일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이후 한 달여 기간 동안 코스피의 하락 폭은 9.2%로,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의 하락 폭인 15.7%에 비해 신흥국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같은 기간 금리 역시 10년만기 국채수익률 기준으로 0.8%포인트로 상승했다. 이는 신흥국의 중앙값인 1.2%포인트보다는 낮았던 반면 선진국 중앙값인 0.6%포인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
원화가치 하락 폭은 4.3%를 기록해 주요 신흥국 통화의 가치 하락 폭에서 중앙값인 4.8%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선진국 통화는 중앙값 변화율이 0%인 것과 비교됐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은 "버냉키 쇼크에 대한 금융시장 민감도는 과거에 비해 줄어든 모습"이라며 "미 출구전략이 미국 경기호전을 반영해 이뤄지는 것인데다 높아진 대외건전성을 바탕으로 대외 충격에 대한 내성이 증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6월말 국내 외환보유액 3264억 달러로 대외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이고 경상수지 흑자로 유입되는 외화까지 감안하면 단기 유출 가능한 외국인 자금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보유액 및 단기유출 가능금액>
(자료제공=LG경제연구원)
다만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미연준의 출구전략이 진행될 경우 그에 따른 충격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대비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등 각 경제주체의 재무건전성이 외인 투자 이탈을 가속시키는 빌미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외국인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오히려 금리인상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으나 당분간 기준금리를 움직이기 어렵다면 미시적인 방법을 통한 채권시장 안정화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