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LG전자의 야심작 'G2'가 내달 뉴욕에서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옵티머스G'와 '옵티머스G 프로'를 잇는 이번 G2의 성공 여부에 따라 하반기 LG전자의 실적이 좌우될 전망이다.
그간 LG전자 실적의 기둥이었던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가 3분기 연속 영업이익률 0%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부의 회생 여부는 LG전자의 명운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G2의 어깨에 걸린 부담이 큰 이유다.
MC 사업부는 지난 1분기
LG전자(066570) 영업이익 3495억원의 약 40%인 1328억원을 담당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MC사업부의 영업이익을 13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에어컨이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AE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늘겠지만, 2분기에도 스마트폰을 앞세운 MC 사업부가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분기 수익률은 지난 1분기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여 G2 성공 여부에 따라 하반기 수익률 상승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분석된다. 마케팅 비용에다 한층 심화된 시장 경쟁은 G2로서는 난제다. 삼성전자가 고개를 숙인 것도 같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우선 G2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옵티머스G 프로가 LG전자가 국내에서 출시한 휴대폰 기종 중 최단기간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킨 터라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도 남다르다. 갤럭시S4를 제외하고는 직접 경쟁할 대작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아 대기수요를 일정 부분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G2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첨병으로 내세운다. G2는 LG전자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그것도 스마트폰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출시 행사를 갖는다. LG전자가 G2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G2는 기존 제품과 달리 미국의 4대 통신사를 통해 동시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간의 무시를 딛고 이제 진정한 평가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순학 KB투자증권 연구원은 "G2가 오는 9월 미국에서 1대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을 포함해 LG전자 스마트폰 중에서는 최초로 4대 통신사업자에 동시 런칭돼 높은 판매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국내에서는 상반기 보조금 축소 영향으로 감소했던 스마트폰 수요가 하반기로 이연될 가능성이 높아 G2가 기대보다 높은 판매량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물론 G2에 대해 긍정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옵티머스G 프로가 출시 40일만에 50만대를 돌파했다고는 하나,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기까지는 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초기 50만대를 판매하는데 40일, 이후 50만대를 판매하는데 80일이 걸린 셈이다. 정부의 보조금 규제가 심해지면서 시장 전체가 위축된 탓도 있었다.
하반기에는 보조금 시장이 다소 풀리면서 스마트폰 구매를 미룬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 또한 확실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다 더 이상 100만원대의 하이엔드 고가 스마트폰을 구입하려는 구매욕도 상당히 떨어진 게 사실.
아울러 하반기 출시될 경쟁작들과도 치열한 다툼을 벌여야 한다. LG전자는 경쟁사보다 한달 가량 먼저 G2를 시장에 출시한다. 시장 선점 전략을 내세운 것으로 보이지만, 같은 달 신제품을 내놓을 팬택과 경쟁해야 한다.
또 LTE-A를 지원하는 '갤럭시S4 LTE-A'가 LTE-A 시장을 선점하면서 G2의 LTE-A 지원이라는 장점을 희석시킬 수도 있다. 특히 오는 9월 출시될 '갤럭시노트3'와 '아이폰5S' 등 대작들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G2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이유다.
지난 1분기 전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올라선 LG전자가 G2 출시를 통해 턱밑까지 쫓아온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G2에 모든 것이 달렸다.
◇LG전자가 해외 500여개 언론에 보낸 'G2' 출시 행사 초대장. (사진제공=LG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