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특정 주식을 미리 매수해놓고 해당 종목을 자신이 출연하는 증권방송에서 유망종목으로 추천해 억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증권방송 애널리스트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문찬석 부장)은 차명계좌를 이용해 미리 매수한 종목을 증권방송에서 유망종목으로 추천해 1억7000만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위반)로 애널리스트 김모씨(32)를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3년부터 주식투자 관련 서적을 출판하고, 증권카페 운영과 주식투자 강연, 투자회사 운영, 다수의 증권방송 출연 등 증권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증권업계에서 상당한 인지도와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
김씨는 2009년 12월경 모 케이블 증권방송사에 입사 직후 본격적으로 부정거래 행위를 시작했다. 김씨는 퇴사 직전인 올 1월까지 100개 종목에 대해 137회에 걸쳐 부정거래 행위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씨가 가족과 지인 등 8개 정도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자신이 미리 매수한 주식을 증권방송에서 유망종목으로 추천함으로써 일반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면 해당종목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김씨는 주가를 상승시키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과장해 방송하거나, 허위의 내용을 방송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객관적 자료에 기댄 분석보다는, 증권가 리포트를 이용해 일명 '오려붙이기' 방법으로 방송원고를 작성해 부정거래 행위에 이용했다.
아울러 '단타매매'를 통해 소액·고정 수익을 얻은 후 다음 방송대상 종목으로 갈아타는 등 방송일정과 단타매매를 절묘하게 이용해 체계적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씨가 부당이득으로 취한 금액을 전부 추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애널리스트 등 증권전문가들이 부정거래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한다는 세간의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최근 증권전문가들의 증권범죄 가담이 증가하고 있고, 증권전문가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