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운임하락에 2분기 영업익 큰 폭 하락..성수기 실종

유가하락 불구, 유럽·미국 등 주요항로 운임하락 직격탄

입력 : 2013-07-12 오후 1:54:35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해운업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큰 폭의 영업이익 하락세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2분기를 성수기 진입 시점으로 분류하지만 주요항로의 운임하락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성수기 효과도 실종됐다는 분석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지속되면서 운임 인상만이 유일한 수익성 개선 방안임에도 화주들과의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
 
다만 하반기 전망은 그나마 밝다. 올 하반기부터는 운임 인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조7173억원, 7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영업이익은 90.9% 급감한 수치다.
 
현대상선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46억원, (-)565억원으로 예상,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2%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1분기에 이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동성 위기 또한 여전하다.
 
채권단 인수에 좌절, 끝내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팬오션(028670)은 것은 고가 선박 반납으로 용선료가 감소하고, 기존 장기계약 물량이 버티고 있어 시장 예상보다는 감소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0% 감소한 1조2564억원, 영업손실은 275억원으로 적자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유럽과 미주항로에서의 운임 하락을 꼽았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유류비 부담이 줄어 들었지만, 운임 하락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막아내진 못했다.
 
특히 유럽 노선의 운임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공급이 유럽노선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CFI(상해컨테이너운임지수) 기준 2분기 유럽항로의 평균운임은 TEU(20피트 컨테이너 1대)당 78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5% 이상 급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서부는 TEU당 2059달러, 미국 동부는 321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10% 가량 하락한 수치다.
 
이에 따라 전체 사업 비중의 70%가 컨테이너 사업으로 이뤄져 있는 현대상선의 경우 영업손실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벌크선 운임도 약세를 거듭했다. 지난달 22일 6개월 만에 BDI(벌크선운임지수) 지수가 1000포인트를 회복했지만 이는 업계가 손익분기점으로 생각하는 2500포인트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운임 약세는 선박 공급 과잉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 비해 물동량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아직 선박 공급량을 상회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1분기에 이어 이어 2분기도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지면서 해운기업들의 부채비율도 덩달아 높아졌다. 운영자금 확보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을 위해 빈번하게 자금 조달을 시도한 탓이다.
 
2분기 기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각각 792.6%, 942.6%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5%, 50.4% 증가했다.
 
이 같은 부채비율 상승은 곧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져 순이익이 감소하게 되고, 결국 실적 악화를 부르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형성하게 됐다.
 
한편 이달부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주요 해운사들이 대규모 운임인상을 시도하고 있고, 글로벌 해운업체들이 'P3 Alliance'라는 해운동맹을 추진, 전 세계 해운 운임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더 큰 늪이 기다리고 있을지, 바닥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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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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