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귀태' 논란에 원내대변인 사퇴..공은 새누리로

입력 : 2013-07-12 오후 8:26:04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귀태'(鬼胎,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결국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12일 오후 7시3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고 박정희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자신의 '귀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원내대변인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 브리핑 과정에서 일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책임감을 느끼고 원내대변인직을 사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김한길 대표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보담당 원내부대표의 어제 발언은 보다 신중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국정원 국정조사 등 모든 국회 일정이 정상화되기길 바란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야기, 국회 파행의 빌미가 된 점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이날 오전부터 수차례 당 지도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무엇보다 국회 정상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신속한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이 이날 홍 원내대변인의 '귀태' 발언을 빌미로 모든 국회일정을 전면 취소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자 예상치 못한 공세에 직면한 민주당이 반격에 처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당 대표의 사과와 홍 원내대변인의 대변인직 사퇴 등 사실상 여권의 모든 요구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공은 이제 다시 새누리당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앞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정권 정통성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하자 NLL 논란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각 계의 시국선언이 이어졌고, 대학생을 넘어 중고등학생까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이던 차였다.
 
'물타기'를 넘어 '물갈이'라는 보수 진영 내의 자조마저 흘러나오는 희극이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미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다시 정치 전면에 등장, 진보 진영 내에서는 '부관참시'라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문재인 의원이 침묵을 깨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정국 한가운데 선 점은 대표주자를 잃은 민주당으로선 일정 희망이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존재감을 상실, 세력 결집에 차질을 빚었다. 양비론의 한계였고, 새 정치의 공허함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뿐만 아니다. 국정원이 대통령기록물인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지난 대선을 총지휘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대화록 사전 유출 의혹까지 불거졌다. 정국은 급랭했고, 거듭된 NLL 논란에 민심은 여야 양비론으로 흘렀다. 새누리당이 바라던 바였다.
 
앞서 홍 원내대변인 발언이 논란을 낳자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면 반격에 나섰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기자회견에서 홍 대변인 발언을 "폭언이고 망언"으로 규정한 뒤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새누리당은 이날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예비열람을 위한 국가기록원 방문을 비롯한 모든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홍 원내대변인 발언에 대해 총공세를 폈다.
 
홍 원내대변인은 지난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라는 책 내용을 인용하며 "책에 '귀태(鬼胎)'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이라며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의 후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행보가 남달리 유사한 면이 있다"며 "아베 총리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고 있고, 박 대통령은 유신공화국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여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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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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