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시나리오 경영' 돌입..정몽구 회장 특별지시

16일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 개최

입력 : 2013-07-16 오후 2:21:46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현대차 그룹이 시나리오 경영에 돌입했다.
 
대내외 경기 상황이 녹록치 않음에 따라 시장별 맞춤형 시나리오 전략을 수립, 성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그룹의 수장인 정몽구 회장의 특별지시로부터 시작됐다.
 
정 회장은 1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고 "유럽과 인도, 러시아의 침체에 중국의 저성장이 겹치고 엔저까지 지속되면 시장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전 대비책을 철저히 마련해 성장 동력을 잃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는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등 총 60여명이 참석했다. 올 상반기 지역별 실적과 하반기 전망 등 주요 현안 등이 보고됐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상반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세계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기록한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하반기 글로벌 생산·판매 전략을 집중 점검했다.
 
정 회장은 “미국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과 중국의 저성장 장기화 전망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해외 시장별 시나리오를 마련해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해외시장에 (우리의) 답이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국내부문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해외에서 품질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로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출구를 해외에서 찾은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383만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세계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소비진작에 힘입어 증가했지만 유럽과 러시아, 인도 등의 수요가 여전히 살아나지 못해 2.2% 성장에 그쳤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국내 수요와 생산 감소에도 중국에서의 선전으로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해외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유럽은 물론 인도와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태풍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여기에다 그간 세계경제를 이끌어온 중국 역시 저성장과 자동차 구매제한 조치 확대 탓에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경제 전망에 따른 시장별 시나리오를 재점검하는 한편, 품질과 브랜드, 현지 특화 고객 밀착형 서비스 프로그램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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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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