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조특위 단독 개최..'제척' 요구 조목조목 반박

"현장에 경찰·선관위와 5분 있었는데 고발 이유로 '제척'?"

입력 : 2013-07-16 오후 5:03:36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국정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회의가 결국 예상대로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만으로 이뤄진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김현·진선미 의원에 대한 '제척'의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설파했다. 또 국조가 파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새누리당을 성토했다.
 
진선미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특위 회의에서 "난생 처음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제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당황스럽다"며 지난해 12월11일 국정원 직원의 오피스텔 앞에서 자신이 경험한 사건을 소상히 설명했다.
 
그는 "그날 제가 현장에 가게 된 것은 오후 10시30분 경이다. 보조관의 연락을 받고 갔다. 우리집이 반포여서 사건 현장에서 10분 거리다.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갔다가 여러 분들이 많이 계셔서 다음날 일정 때문에 5분 정도 머물다 돌아왔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그건 검찰과 새누리당이 모두 알고 있다.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있다. 그 건물의 CCTV가 바로 그것이다. 그 안에 제가 머무른 시간이 나와있다"며 "그래서 실제로 경찰에서 조사가 어느 정도 진행돼 무혐의 불기소 처분 의견으로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이 몇 개월 동안 고소를 취하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7개월 동안 뭉개고 버텼다. 그 이유가 지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1일 권성동 새누라당측 간사가 저와 김현 의원에 대해 끊임없이 제척을 요구하며 검찰이 곧 소환할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이 사건에 대해 유지할 수 있는 방어논리라고 생각하고 검찰에 압력을 행사한 반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진 의원은 아울러 검찰이 당시 오피스텔 상황에 대해 지난 14일 '경찰, 선관위와 같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감금이 맞다'고 밝혔다는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권성동 간사가 의지하고 싶은 검찰이 저에게 명백하게 면죄부를 줬다. 저는 경찰과 선관위와 함께 있는 그 자리에 5분 있었다"며 "새누리당이 그 주장을 유지한다면 합법성이 아니라 이 사건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국조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유지된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연 그 당시에 민주당 의원들, 당원들 그리고 기자들이 그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면 이 사건이 여기까지 왔겠냐"며 "새누리당은 국정원이 현행범 체포를 면하기 위해 만들어낸 궁박한 논리를 고스란히 차용한 것에서 한술 더 떠 무고한 11명의 민주당 의원을 고소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새누리당 의원들은 상임위 때마다 끊임없이 국정원과 경찰을 편들었다"며 "지금 상황이 이 정도로 밝혀져 고등학생들까지 시국선언을 하게 만들면서 아직도 부끄러운 주장을 하고 무고한 야당 의원들에게 제척이라는 사유를 부과하며 국민들의 염원인 국조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김현 의원은 당시 경찰과 선관위의 초동 대응의 미숙함을 통탄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11일 오후 7시에 제보가 들어왔다. 현장을 발각했고, 선관위 직원과 민주당 변호사가 함께 현장에 들어갔다. 그 당시 김모씨(국정원 직원)는 국정원 직원이 아니라고 했고 댓글을 단 컴퓨터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선관위 직원이 물러났다"며 "이후 국회에서 선관위에게 당시 초동 대응이 미흡한 관계로 민주당이 오해 아닌 오해를 받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사경찰서 수사과장이 오후 7시30분부터 현장에 와서 국정원 요원이 확인되는 순간부터 협조 요청을 했음에도 문을 걸어 잠근채 협조하지 않았고, 그 상황이 12월13일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건 다음 날인) 12월12일 오전 10시에 저는 정보위를 소집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13일은 차수를 변경해 14일 새벽 1시까지 원세훈을 탄핵하는 것을 제안한 날"이라며 당시 오피스텔 앞에서 지속적으로 있지 않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저는 이 사건과 관련해 많은 분들과 함께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왔따. 그런데 이제 와서 터무니 없는 이유를 들어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민의 요구이자 열망을 듣고 있지 않는데 대해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저는 진상조사 위원으로서의 의무를 지킬 것"이라고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측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새누리당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제가 간사간 협의에서도 두 의원의 문제에 대해서 권성동 간사에게 충분히 설명했다. 지난해 12월11일 두 의원이 현장에 있었을 때 경찰과 선관위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합법적 공간이므로 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검찰의 뚜렷한 입장이다. 게다가 진선미 의원은 5분 있었다. 아무 죄가 되지 않는다. 진 의원을 고발한 것은 무고죄다. 김현 의원 또한 합법적 공간에서 합법적 활동을 했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누리당이 두 의원을 고발한 지난해 12월14일은 지금 생각하면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고발부터 해놓았다. 그러고선 지금 와서 두 의원이 제척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은 소도 웃을 일이다. 검찰에서도 이미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고, 검찰과 경찰 어디에서도 두 의원에 대해 조사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새누리당이 두 의원을 문제를 어거지로 물고 늘어지며 국조를 하지 않으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범계 의원은 "(국정원 직원) 김모씨의 오피스텔은 댓글 사건의 범행장소인 동시에 증거인멸의 장소다. 김모씨는 당시 증거인멸을 하고 있던 현행범"이라며 민주당은 공식으로 경찰에 압수수색을 요청했고,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압수수색 신청을 고려했다. 12월12일 오후 늦게 김기용 당시 경찰청장과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에 의해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 저지된 흔적이 있다. 선관위와 경찰이 제대로 초동수사를 했다라면, 직무유기를 안 했더라면 민주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현장에 있을 필요도, 대치할 필요도 없었다. 모든 것을 종합하면 40여시간의 대치는 증거인멸 현행범을 저지하기 위한 정당행위"라고 강조했다.
 
박영선 의원은 새누리당의 행태에 유감을 표하며 지금 상황을 강도와 시민에 빗대 설명했다.
 
"지난해 12월11일 '저기 강도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민주당이 국민을 대표해 뛰어갔다. 그런데 강도 용의자가 문을 걸어잠그고 나오지 않는다. 용의자는 자신이 강도가 아니라고 하고 증거인멸을 하고 있다. 강도를 잡으러 갔던 사람들은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후에 강도는 현행범으로 밝혀졌다. 강도를 신고한 시민을 과연 처벌해야 하는 건가. 새누리당은 강도를 신고한 시민을 처벌해달라며 김현, 진선미 의원이 제척사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들은 강도를 처벌해달라고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은 구름 위에서 부채질을 하면서 강도 스스로 개혁하라고 한다."
 
◇진선미·김현(왼쪽부터) 민주당 의원(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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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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